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터미널> 시작부분에 승객들이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공항직원들이 한결같이 What is the purpose of your visit? Business or pleasure? 라고 물어 본다. 방문 목적을 묻는 것이다.. 이 뒷부분을 해석해 보라고 하면 “사업차 오셨습니까? 아니면 즐거움을 위해?”라고 번역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여기서 pleasure를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다. 즉 business 의 반대되는 개념이 pleasure 라는 것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문맥상 “사업차 오셨나요? 아니면 개인적인 이유인가.”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우리말의 ‘공과 사’에 해당하는 단어가 바로 business와 pleasure이다. 실제 원어민은 ‘공과 사를 구분하다’를 말할 때 아래와 같이 표현한다.
He doesn't mix business with pleasure.
‘사’를 pleasure로 말한다는 것은 언뜻 보아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재미있는 표현이다. pleasure 는 문맥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사업차(for business)가 아닌 목적은 (거의) 대부분 pleasure로 표현가능하다.
그런데 사적인 일이라는 뜻으로 pleasure 대신 personal를 써도 무방하다. 얼마 전에 개봉된 영화 <테이큰>의 한 장면을 살펴보자. 사랑하는 딸을 납치당한 주인공 역을 맡은 리암 니슨이 프랑스로 날아가서 악당들을 그야말로 무자비하게 제압하는데, 그 와중에 악당인 인신매매범이 자신에겐 이 일이 business일 뿐 사적인 감정(personal)은 없다고 변명한다. 그러자 리암 니슨이 아래와 같이 대답한다.
It's personal for me. 너는 아닐지 몰라도 나는 너한테 사적인 감정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고이 키운 딸을 납치당했는데 오죽하려는 말.
2008년 미국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는 오바마에게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패배하고, 그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에서도 이길 가망이 없자, 결국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만다. 이때 눈물을 보이며 그녀가 한 말이다. It's personal for me, not politics.(이건 저한텐 아주 개인적인 문제예요. 정치가 아니라요.) 정치 이외의 어떤 개인적은 무언가(예를 들어 한 여성으로서의 삶, 인생이 될 수도 있겠다.)를 말하고 있나 보다. 아무튼 그 눈물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았는지 힐러리는 결국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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