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지적이야. 박기현 기자 지적대로 만약에 오군이 우리 학생회 소속이었다면 물론 처음부터 문제는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 아마 틀림없이 그랬을 거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오군은 우리 소속이 아니야. 총학이라는 하나의 방대한 조직을 책임진 사람 입장에서 난 말이지,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 문제만으로도 해골이
아주 복잡하단 말씀이야.
...... (중략) ......
그건 억지 논리고 견강부회야. 우리 강철군단 총학 운동방향이 민초들 삶의 질 향상과 권익 옹호에 일정 부분 기여하자는 쪽으로 연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오군 문제는 그거하고 또 달라. 오군 문제를 그냥 덮고 넘어간다 해서 우리 운동 방향이 변질되거나 왜곡된다고 보는 건 지나친 억측이야. 민초도 다 민초 나름이지. 오군이 과연 진정한의 의미의 민초였는지도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될 문제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화되고 전력화된 민초 집단이 우리 총학의 우선적인 관심 대상이 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닐까? 그동안 오군의 딱한 사정을 감안해서 틈틈이 숙식을 제공하고 보살펴준 것으로 우리 의무는 끝났다고 생각해.
- 윤흥길, <낙원? 천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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