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만히 중얼거렸다. 갇혀 있는 자유. 그것이 섬일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내 가슴에 들어와 있는 섬을 보았다. 어떤 땅과 나 사이에 하나의 실이 풀어져 나가 끈으로 맺어진다는 것, 누군가와 나 사이에 솜털 같은 잔뿌리가 서로 얽혀 있음을 느낀다는 것, 하나의 섬과 육지 사이에 안개 가득한 뱃길이 열린다는 것... 그 따뜻한 유대와 친화의 물결 위에 떠 있는 섬. 이제 섬은 내 안에 들어와 있었다. 비와 안개와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밤을 함께 보내고, 그들의 침묵과 꿈과 실패와 비굴이 모여서 만들어진 섬... 선실에서의 하룻밤, 그것이 나의 '아라도'였다. 내 가슴에 들어와 있는 섬.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불러도 좋았다. 아니면 이웃이라고.
+ 출처: 인터넷
- 한수산, <회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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