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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진단과 치료

파킨슨병 진단과 치료
손발 떨려도… 관리만 잘하면 일상생활 가능
김병군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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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진단과 치료
파킨슨병은 특별한 진단방법이 없고 떨림, 표정, 보행 등 환자증상을 보고 의사가 진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사진은 파킨슨병 환자 상담 장면. 부산백병원 제공
 
1. 공직에서 정년퇴임한 60대 중반의 K 씨는 언젠가부터 손발이 떨리고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걸을 때 균형 잡기가 어려워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침대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나이 탓이라고만 여겼는데 어느 순간 온 몸이 굳어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는 등에 욕창까지 생겼다. 증상을 이상하게 여긴성형외과 전문의는 K 씨에게 신경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욕창으로 성형외과에 내원했다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것이다. 

2. 50대 여성 이 모 씨는 1년 전부터 갑자기 다리를 절기 시작해 허리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몇 개월 뒤에는 어깨에 통증이 심해 오십견 수술도 받았다. 수술 이후 허리와 어깨 통증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다리를 저는 증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아 다시 병원을 찾았다. 황당하게도 정형외과 질환과는 상관없는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다.

초기 증상 안 심해 방치하는 경우 많아 
개인 차이 커 신경과 전문의 진단 필요 
약물·수술 또는 재활 물리치료 효과적

# 뇌졸중, 수전증 등 다른 질환과 구별해야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국내에 약 10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사례처럼, 그 증상이 초기에는 심하지 않고, 노화현상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아 병을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백병원 신경과 김상진 교수는 "파킨슨병은 동작 조절기능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하고 저장하는 뇌세포의 수가 감소함에 따라 발병한다"며 "대표적인 증상에는 손발의 떨림이나 관절과 근육의 경직,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균형을 잡지 못하는 등의 운동장애가 있다"고 설명한다. 

파킨슨병의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경과 전문의의 심층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환자 개인마다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상세한 병력 청취에서 시작해 얼굴 표정, 신체 자세, 걸음 양상을 관찰하고 떨림이나 경직, 보행장애를 판별하기 위해 다양한 진찰을 실시한다. 

뇌경색이나 수전증 등의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뇌 MRI)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도파민-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으로 도움을 받기도 한다. 검사는 간접적인 도움이 될 뿐이며 특별한 진단 방법이 없어 환자 증상을 보고 전문의가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파킨슨병 환자에 잘 나타나는 떨림증은 가만히 있을 때 일어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수전증(본태성 진전)은 물건을 잡는 등 손을 사용할 때 떨림이 일어난다. 뇌졸중은 뇌혈관 이상으로 운동기능과 평행감각 이상증상을 보이는데 서서히 진행되는 파킨슨병과는 달리 발병 양상이 매우 빠르다.

파킨슨병이 발병해 한 번 파괴된 신경세포는 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으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무리없이 정도로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다. 그럼에도 많은 환자들이 진단을 받으면 마치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김상진 교수는 "파킨슨병은 치매 등 다른 신경성 퇴행질환보다 치료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고 치료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약물 치료효과 점차 떨어지면 상담 필요

파킨슨병의 치료는 약물 치료, 수술 치료, 운동 및 물리 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는 대개 '레보도파'라는 성분의 약물을 처방한다. 체내에 들어간 레보도파는 뇌세포에 흡수되어 도파민으로 전환, 파킨슨병 환자에게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한다. 발병 초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효과나 예후가 좋다.

하지만 레보도파 요법에도 한계가 있다. 장기간 약을 복용하면 먹는 양을 늘려도 약효 발현 시간이 짧아지는 '약효 소진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을 1회 복용한 환자가 6시간을 정상적으로 생활하다가 그 시간이 3~4시간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나 보호자들은 당황하게 되는데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다른 치료 방법을 찾으면 된다. 최근에는 약효 소진증상을 지연시키는 약제도 나오고 있다.

근육통과 허리통증이 나타나거나, 관절이 경직되어 있는 환자는 재활 물리치료가 도움이 된다. 재활 물리치료는 굳어진 근육과 관절을 풀고 운동량을 증가시켜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법이다. 운동요법으로는 수영, 걷기 운동, 체조 등이 권장된다. 마지막으로 오랜 약물 복용으로 그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심부뇌자극술을 고려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동작이 느려지고 몸이 떨리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정상인보다 움직이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렇더라도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는 일상생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회활동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되며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특히 중요하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특별히 조심할 음식이나 더 좋은 음식은 없다.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파킨슨병에서 흔히 발생하는 변비를 조절하고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침을 많이 흘리는 환자의 경우에는 수분 손실이 많기 때문에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부산백병원 신경과 김상진 교수


<파킨슨병 환자 생활수칙>

1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계속한다.

2 편하고 즐거운 마음가짐을 갖도록 노력한다.

3 운동의 종류를 선택하고 꾸준히 시행한다.

4 움직임의 시작이 어려운 경우는 리듬을 찾고 실마리를 터득해야 한다.

5 취미가 없다면 이제부터라도 찾아본다.

6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7 식구, 친지, 혹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회활동을 지속적으로 한다.

8 위험한 집안구조가 있으면 개선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