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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파킨슨|치매|중풍

[헬스 파일] 파킨슨병의 약물요법

[헬스 파일] 파킨슨병의 약물요법

  • 2011.09.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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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이 드셔서 그런가 보다 했어요.” “풍기가 있다고 해서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손이 떨리고 행동이 굼떠지는 증상으로 병원에 왔다가 뜻밖의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하는 말이다.

파킨슨병은 처음엔 손발이 떨리거나 행동이 굼떠지는 느낌을 받다가 어느 순간부터 몸이 굳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병이다.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변비가 자주 생기고균형감각을 잃어 자꾸 넘어지는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엔 옴짝달싹할 수 없이 누워 지내야 되는 지경에 이른다.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서 불안증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겪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630만명의 환자가 있는데, 국내에선 60세이상 인구 중 약 1.5%가 이 병을 앓고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킨슨병의 핵심에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뇌 신경세포의 운동신호를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도파민을 생산, 저장하는 신경세포 수가 줄어들면서 움직임이나 운동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바로 파킨슨병이다.

한번 죽은 신경세포는 재생이 안 된다. 따라서 일단 파킨슨병이 발병하면 완치보다는 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에 그칠 수밖에 없다.

치료는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이 도파민 호르몬 부족인 만큼, 이를 보충하기 위해 ‘레보도파’라는 도파민 대체 약물을 투약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레보도파는 환자의 몸속에서 대사를 거쳐 도파민으로 전환된다. 매일 일정 시간에 맞춰 정량을 복용하면 발병 초기 및 중기의 환자들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된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복용을 시작한 지 3∼5년, 빠를 경우 1년여 뒤 ‘약발’이 좋은 소위 ‘신혼 같은 기간’이 지나면서 약효 지속 시간이 점차 줄어든다. 즉 다시 파킨슨병이 도져서 환자나 보호자 모두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이런 약효 소진 증상을 막으려면 레보도파 농도가 환자의 몸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유도하는 복합제제나 흡수율을 더 높이는 약물이 필요하다. 특히 복합제제는 임상시험 결과 약효 소진 증상을 경험하는 중기 이상의 환자에서 기존 약보다 뛰어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의할 것은 파킨슨병은 증상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을 뿐더러,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파킨슨병도 발병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하고 개인의 특성에 따라 맞춤식 약물 처방과 함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삼박자가 어우러질 때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권도영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