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관리만 잘해도 10년 ‘건강하게’
건강한 인생
손병철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
손병철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
알츠하이머병(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누구나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파킨슨병은 65세 이상 노년인구의 1%에서 발병하며 국내 환자는 10만명 정도다.
파킨슨병은 뇌 신경세포의 운동신호를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저장하는 신경세포의 수가 일반적인 노화로 인한 감소보다 더 급속히 줄어들 때 발병한다. 주요 증상은 운동장애다. 손발이 이유 없이 떨리는 ‘진전’, 몸의관절이나 근육이 굳는 ‘경직’, 몸의 움직임 전반이 느려지는 ‘서동’, 몸의 균형을 못 잡아 걸음이 불편해지는 ‘보행장애’ 등이 4대 증상으로 꼽힌다. 증상이 아주 심해지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뇌와 운동기능이 잠식당하면서 우울증과 치매, 인지기능장애 등 정신적 질환의 발병 빈도도 높아진다.
이쯤되면 파킨슨병은 노년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종합세트나 다름없게 된다. 실제 많은 환자들이 파킨슨병을 진단받으면 삶이 끝난 듯 절망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병의 진행을 상당 기간 늦출 수 있으며 짧게는 5~6년, 길게는 10년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할 수 있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뇌 속에 부족해진 도파민을 약물로 보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레보도파’라는 성분의 약물은 체내 대사를 거쳐 도파민으로 전환된다. 파킨슨병의 운동장애 증세가 도파민 부족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 세 번 약을 복용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발병한 지 드물게는 1년, 대개는 3~5년이 지나면서 ‘약효 소진증상’이 나타난다. 1회 약물 복용으로 5~6시간 약효가 유지되던 것이 3시간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아울러 혈중 약물농도가 불규칙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약물농도가 높아질 경우 손발이 꼬이고 비틀어지면서 춤추는 듯한 ‘이상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최근 레보도파에 두 가지 성분을 추가해 레보도파의 뇌 흡수를 돕고 약효를 장시간 일정하게 지속시켜 주는 복합제제도 등장했다.
약효 소진증상 또는 부작용이 심해지거나 다른 이유로 약물 치료가 힘들어질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핵에 1㎜의 가느다란 전극을 심고 이 전극을 통해 운동회로에 자장을 걸어서 떨림과 강직, 서동 등의 파킨슨병 증상을 없애는 방법이다.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하면 약물 사용량이 줄어들어 부작용 빈도가 낮아지고 몸이 꼬이는 이상운동증을 현저히 개선할 수 있다. 특히 파킨슨병의 떨림 증상(진전)은 약물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뇌심부자극술로 없애줄 수 있다. 최근에는 줄기세포치료와 유전자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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