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얼핏 떠오르는 건 도가니탕.. 광란의 도가니..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위노나 라이더가 주연을 맡은 <크루서블>이란 영화가 생각난다. 실제 '도가니'를 영어로 crucible 이라고 한다. 아래 네이바 사전 참고.
황동혁 감독 말에 따르면..
이날 ‘도가니’의 뜻을 묻는 질문에 황동혁 감독은 “‘도가니’의 의미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무진의 자애학원이라는 곳에서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이에 ‘광란의 도가니’라는 생각에 공지영 작가가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고 하는데.. 만약 영어제목을 짖는다면 crucible, the crucible 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실제 <크루서블> 역시.. 광기의 역사 일면을 다루고 있지 않던가.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작은 마을 세일럼, 아마 세일럼이란 마을,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난 그 어처구니없고 이해하기 힘든 일을 감독은 the crucible 이라고 명명하지 않았으려나. 마치 영화 <도가니>속 배경인 무진 '자애학원'처럼. 그리고 현실 속의 광주 인화학교 처럼. 실제 이 영화의 영어제목은 '도가니'의 원어미 그대로를 담은 The crucible 으로 알려져 있는데, 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에서 공식적인 제목을 <Silenced>라고 정했다고 한다. 아래 캡쳐 화면 참고.
'마녀사냥'이란 이름의 광기가 피어났던 시대, 인간 이성이 마비되고 집단광기가 가장 극명하게 표출되었던 시대, 인간 역사에서 가장 어두웠던 그 시대, 바로 '중세'라는 그 어두운 역사를 다루고 있는 영화 <크루서블>. 실제 <크루서블>은 1953년 아서 밀러의 동명원작인 <크루서블>에 바탕을 두고 제작되었다. 원작은 1950년대 미국사회에 불어닥친 메카시즘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1950년대 메카시즘이 아닌 중세 마녀사냥을 다루고 있다. 현대판 마녀사냥이라 불리던 메카시즘을 중세 마녀사냥으로 기막히게 환원시켜 놓은 것이다.
대체 마녀사냥과 광주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아동성폭력이 무슨 상관이냐고. 인간 이성은 온데간데 없고, 불합리한 폭력이 무차별 난무하고, 순리가 부정되고, 모든 것들이 질서 속에서 튀쳐 나와 뒤죽박죽 뒤엉키고 얽히고설키는데도 침묵하는 어른들.. 세일럼이나 중세나 1950년대나.. 90년대 한국사회나.. 광주 인화학교나.. 영화 속 자애학원이나 모두 마찬가지 아니려나..
참고로 crucible 은 형용사 형태지만 명사다. 마치 perspective 가 -tive 때문에 형용사로 착각하기 싶지만 명사이듯이. 아울러 crucial 이란 형용사와 혼동의 여지가 있으니 잘 익혀두자. crucial 은 '아주 중요한'의 의미.
** 참고료 IMDB 에 등록된 <도가니>의 영어제목은 <Silenced>이다.
청각장애(쳥력장애)를 hearing-impaired 라고 한다.
황동혁 감독 "'도가니' 뜻, 도가니 탕 아냐" 재치발언
기사입력 2011-08-22 12:34:00
‘도가니’ 공유-공지영 “사회고발 목적 아냐” | |||||||||||||||||
시사회서 “젊은이들이 사회적 인식 갖는 계기 됐으면” 밝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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