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두상은 조롱박 같이 작고 볼품이 없으되 부등깃에 싸인 새 새끼 궁둥이처럼 톡 볼가진 뒤통수 속에는 온갖 간계가 소복소복 들어있을 것 같고, 관운장처럼 치째진 두 눈은 가늘게 뜨면 아첨이 조르르, 크게 뜰작시면 무슨 행티라도 있을 것 같고, 날카로운 매부리코는 세상 잇속엔 절대로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을 게고, 오물오물 오무라뜨릴 땐 닭의 밑구멍 면치 못할 조그만 입은 큰 건 겁이 나서 망설이더라도 작은 건 쉴 새 없이 냠냠, 게다가 미주알고주알 캐고 들 양이면 소진장의(蘇秦張儀) 못지않게 구변도 청산유수라...'
- 김정한, <산거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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