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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MB 대북정책 5년, 북한 핵능력만 키워줬다” -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출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목] : 정동영 “MB 대북정책 5년, 북한 핵능력만 키워줬다”



정동영 前통일부장관


-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실험, 이전보다 훨씬 위험해

- 지금 한반도에 지난 십수 년 내의 최대 위기 국면이 도래

- 당선인, 북쪽 상대해 본 민주정부 10년 경험을 들을 필요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2월 4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동영 前 통일부 장관



◇ 정관용>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런 분석이죠. 정말 핵실험 할지, 앞으로 대북관계 어떻게 되는 것인지. 전 통일부 장관 정동영 전 장관 연결해서 진단해 보겠습니다. 정동영 전 장관 안녕하세요? 


◆ 정동영>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정관용> 핵실험 할 걸로 보십니까? 


◆ 정동영> 대개 전문가들 견해도 그렇고 제 느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흐름 아닌가 싶네요. 


◇ 정관용> 2006년 10월에 했었고, 2009년 5월에 했었고. 이제 지금 3년 8개월이 지났는데요. 이번의 3차 핵실험은 또 지난 1차, 2차와 뭐가 좀 많이 다르다면서요?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 정동영> 많이 다르죠. 그러니까 우선 지금 기술적으로는 1차, 2차는 플루토늄 핵실험이었고. 이번 경우에는 이제 북쪽에서 발표한 내용 등을 보면 플루토늄이 아닌 이른바 고농축 우라늄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거고요.


◇ 정관용> 이게 더 위험합니까? 


◆ 정동영> 이게 굉장히 여러 가지 기술적 또 정치군사적 포함하는 내용이 다르거든요, 의미가. 그건 이따가 자세히 말씀을 드리겠고요. 그 다음에 1차는 2006년 10월인데 그때는 6자회담이 살아 있었어요, 가동되고 있었고. 그 다음에 9.19 공동성명에 의해서 북한이 일단 핵 포기를 선언한 바탕 위에 또 그리고 비핵화가 계속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다, 말이라도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이번 경우는 이제 9.19 공동성명이고 6자회담이고 다 죽었다, 사멸됐다 이렇게 선언을 하고 나섰기 때문에 분명히 다르죠. 그리고 1차 때는 부시 대통령 임기 6년차에 했는데요. 그것이 그 당시엔 6자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다시 협상으로 돌아왔거든요. 9.19 공동성명 내용으로 돌아왔단 말이죠. 그런 반면에 이번에는 그때보다 훨씬 더 엄중한 상황인 거죠. 물론 작년 말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해외 순방을 버마를 갔잖아요? 미얀마. 거기에 가서 북한 핵 포기하면 지원하겠다. 버마처럼 바깥으로 나와라, 핵 포기하고 이렇게 말했는데. 거기에 대한 대답이 로켓 발사, 핵실험 이렇게 가버린 거죠. 그러니까 또 이번에는 특히 심각한 것이 12월달에 은하 3호라고 해서 로켓을 성공시켰지 않습니까? 발사를. 


◇ 정관용> 그렇습니다. 그 직후죠. 


◆ 정동영> 그러니까 운반수단으로써의 로켓 발사 성공. 그리고 이번에 세 번째 기술적으로 진전된 핵실험 이렇게 되면 1차나 2차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한반도 정세에 아주 치명적인 위기 국면이 조성될 수도 있는 거죠. 


◇ 정관용> 상황 분석해 주셨는데 아까 말씀하셨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의 차이점 좀 분석해 주시죠. 


◆ 정동영> 플루토늄은 이제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태워서, 태운 뒤에 이걸 대규모 재처리시설. 방사화학시설이라고 합니다만 이런 장치가 있어야 플루토늄을 만들어 냅니다, 핵폭탄의 물질을. 그런데 이 HEU라고 불리우는... 고농축 H는 하이라는 뜻이고요. E는 농축이란 뜻이죠. 인리치먼트(enrichment) 그러는데요. 우라늄 HEU는 이런 대규모 장치가 필요 없습니다. 소규모 원심분리기를 가지고 제조하기 때문에 추적과 감시가 불가능하고 또 핵폐기를 한다고 했을 때 이게 검증이 불가능해요. 그래서 협상을 통해서 비핵화로 가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거죠. 또 이렇게 되니까 사실 중국을 포함해서 누구도 과거와 같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런 지렛대가 상실되는 측면도 있고. 


◇ 정관용> 만들기는 쉬운데 추적, 감시하기는 어렵다. 간단히 말하면. 


◆ 정동영> 굳이 대규모로 대량생산이 또 가능해지고요. 


◇ 정관용> 이번 게 수소폭탄일 가능성도 점쳐지던데 그 얘기는 왜 나오는 겁니까? 


◆ 정동영> 글쎄요. 근거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2011년도인가에 북한이 핵 융합기술에 성공했다, 이런 발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플루토늄, 우라늄탄 지금까지 실험한 것은 원자의 분열을 일으킨 건데 이것을 융합시키면 위력이 훨씬 더 강한 수소폭탄이 되는 건데요. 글쎄요.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해서 정통한 정보나 증거자료가 없기 때문에 일단 하고 나야 수소폭탄인지 H2U인지 이런 게 판명이 되는 거죠. 


◇ 정관용> 현재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몇 개 정도 만들 능력 가지고 있고 그건 히로시마 원자폭탄 급에 해당한다, 이런 예측을 내놨었는데. 만약 고농축 우라늄에 성공했다면 이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생산할 기술을 갖고 있다라고 판단되는 것 아닙니까? 


◆ 정동영> 여기서 하나 짚을 거는요.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출범할 때 내걸었던 게 비핵화, 선 비핵화. 그래서 비핵3000, 핵을 포기하면 3000불을 만들어 주겠다. 그리고 핵을 먼저 내세우는 선핵 해결정책을 취했습니다만 5년 지나고 나니까 북한은 핵 능력이 확 올라가 버렸어요. 핵실험도 이제 두번째 하죠. 로켓발사도 세번째 했죠. 핵물질도 늘어났죠. 플루토늄 40kg. 플루토늄은 1개 만드는 데 6kg, 7kg 되니까 한 40kg이면 6, 7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고. 거기에 그 동안 불투명했던 우라늄까지 등장했으니까요. 5년 동안 사실은 북핵문제를 먼저 해결하겠다고 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북한 능력만 키워주고 외교는 무력화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새정부가. 


◇ 정관용>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것.


◆ 정동영> 5년 MB 정부의 교훈을 좀 따라가야, 교훈을 잘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 교훈을 받아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문해 주신다면? 


◆ 정동영> 우선 두세 가지 얘기할 수 있다면요. 첫째는 지금 한반도에 지난 십수 년 내의 최대 위기 국면이 도래하고 있는데요. 20일 뒤면 새정부가 출범하는데 통일, 외교, 안보, 국정원 책임자가 아직 윤곽이 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부터 빨리 내일이라도... 


◇ 정관용> 총리도 안 나타나고 있는데요, 지금. 


◆ 정동영> 누가 통일부 장관을 하는지 누가 국가안보실장을 하게 되는지 누가 국정원장을 하는지. 오바마 1기나 2기 때는 선거 끝나면 바로 이런 사람이 경제팀이다, 이런 외교안보팀이다 하고 딱 국민 앞에 선을 보이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맞습니다.


◆ 정동영> 지금 필요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가 20일 남았는데 이 분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당선자가 앞으로 나서야 합니다. IMF 위기 때 김대중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에게 미루지 않았어요. 당선자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국정을 챙기고 그다음에 대북 방향에 대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했거든요. 그럼 지금 국민들의 지도자가 누구입니까? 이명박 대통령입니까? 박근혜 당선자입니까? 박근혜 당선자가 이럴 때 지도력을 보여줘야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정동영>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은 북쪽을 상대해본 민주정부 10년 시기의 경험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5년은 정말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거든요. 폭넓게 듣고. 그다음에 지금 계속 강력히 대처한다. 청와대 벙커에 들어가서 이 대통령도 그렇고 당선자도 그런 말은 하고 있는데 그것으로는 국민들이 안정을 찾기 힘듭니다. 그러니까 차분하게,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어쨌든 지금 우리가 북한의 핵실험 국면을 제어할 아무런 수단이 없지 않습니까? 수단이 없어요. 그러면 이후에 전개될 상황을 냉철하게 보면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깨지지 않도록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지 이것에 대해서 사실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되는 거죠. 그리고 사실은 이제 이번 3차, 만일 예상대로 3차 핵실험까지 북이 도발적으로 이렇게 나간다면 오히려 이런 미증유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 새정부가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기회는 있어요. 왜냐하면 미국의 오바마 2기가 우리로 보면 황금의 외교안보팀을 짰거든요. 존 케리 국무장관 그리고 헤이글 국방장관 이런 분들이 다 말하자면 북한 문제에 대해서 위급성을 아는 사람들이고 둘 다 외교안보 책임자이면서 또 말하자면 한반도 문제를 협상을 통해서 풀어야 한다, 그런... 


◇ 정관용> 그런 노선이죠. 


◆ 정동영> 네, 그런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이럴 때일수록 말로만 한-미 공조하지 말고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움직여서 결국은 국제 사회의 어떤 제재 공조도 있겠습니다만 새롭게 대화 국면으로 만들어내는 양 수를 써야 되는 것 아닐까요? 


◆ 정동영> 그렇습니다. 1차 때는 2006년 그때에는 6자 틀이 있었지만 한 5개월 뒤에 베를린에서 북-미 양자가 만나서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고 2차 때는 2009년 5월에 핵실험을 했는데 그 석 달 뒤에 미국의 전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마주앉았지 않습니까? 북-미 대화로 풀었어요. 결국 그동안 도발하고 제재하고, 도발하고 제재하고. 악순환의 고리이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악순환 고리를 어떻게든 끊어야 합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데 새정부가 역할을 해야 하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동영> 또 1, 2차와 좀 다른 것은 지난 오바마 4년, MB정부 5년 동안은 의도적으로 무시했거든요, 방치하고. 이걸 전략적 인내라고 말했는데 만약 이번에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해 버리면 이건 완전히 다른 국면입니다. 말하자면 운반 수단인 로켓 발사 성공했죠. 핵실험 또 했죠. 이렇게 되면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이걸 해결할 수밖에. 물론 단기적으로는 안보리 제재가 방아쇠 조항으로 되어있어서 자동으로 돌아가지만 그러나 그 이후 국면까지도 깊게 생각하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가장 엄중한 위기 상황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지난 1차 실험, 2차 실험 이후에 대화 국면 전개를 바라보면 바로 적극적인 대화 국면으로의 이전으로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통일부 정동영 전 장관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