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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최상급 이해 - the 2nd largest 의 의미?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우리 관점에서 참 이해가 안가는 표현이 바로 the 2nd largest, the 3rd tallest 와 같은 최상급 아닌 [최상급]이다. 우리말 뉘앙스만 놓고 본다면 최상급이란 말 그대로 가장 넓은, 가장 큰.. 딱 하나 밖에 없지 않는가. 그런데 두번째로 가장 넓은, 세번째로 가장 큰.. 이라니? 이게 우리 접근법이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같다. 우리도 말을 할 때 '거의 100%', '거의 완벽' 이런 말 쓰지 않는가. 사실 '100%', '완벽'이란 말은 '거의'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언어란 게 늘 1+1=2가 되는 게 아니라서, 때론 밖으로 표현할 때 우리의 심리, 감정 등도 일정 부분 반영되기에 조금은 비논리적(?)인 표현인 '거의 100%', '거의 완벽'이란 말도 사용하게 된다. 


그냥 그런 느낌으로 받아 들이면 될 것 같다. 비록 넘버 1은 아니지만, '가장'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면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 때.. 아래 그림에서 600m 의 건물이 the 3rd tallest 가 되는데.. 비록 가장 높은 건물과는 227 미터가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높이 600m 면 엄청 높은 건물 아닌가. 적어도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는 분명하니까.. 그냥 아쉬운 마음에 tallest 를 붙여주는 것으로.


만구 열린영어 생각이다만.








이와 같은 고민은 영어를 학습하다 보면 한번쯤 부딪히게 된다. 박근혜 정부의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내정된 조윤선씨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영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하나있다. ‘one of the best(최상급)…’ 라는 것이었다. 최고면 최고고 두 번째면 두 번째지 가장 좋은 것 중의 하나라는 비과학적인 표현을 쓸 수 있을까. 그것도 과학적이라는 영어가… 이건 완전히 모순이라고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런 영어식 표현이 틀린 게 아니라 너무나 정확하게 상황을 반영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제일 좋아하는 오페라는 무엇인가요?” “제일 친한 친구는 누군가요?” “우리나라에서 노래 제일 잘하는 가수는 누구죠?” “우리나라에서 제일 멋있는 곳은 어딘가요?”


아마 한군데 말하기 어려운 이런 최상급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아 보았을 것이다. 처음으로 영문법을 배우기 시작했던 중학생 당시의 나의 사고는 단편적이었다. 모든 것이 우열이 있고, 하나의 잣대로 가릴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고, 복잡한 사회에 살게 되면서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영·미의 경우 우리보다도 훨씬 다양한 것이 공존해온 사회다보니, 하나의 척도로 최상의 것을 가리기 힘든 것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하나를 딱 꼬집어 답해야 하는 어렵고 곤란한 질문에도 무난히 잘 대답을 할 수 있게 됐다. “그게 제일 좋은 것 중 하나죠” 


영문법이 틀린 게 아니었다. 



-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의 글 중에서. (조윤선 홈페이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