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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war and peace - ‘전쟁’과 ‘평화’로 배우는 관사




'톨스토이'가 지은 <전쟁과 평화>의 원제목은 a war and a peace도, the war and the peace 도 아니다. 그냥 <War And Peace> 이다. 대문호 톨스토이가 관사를 몰라서, 또는 제목 붙이기가 귀찮아서 대충 war and peace로 정한 것은 아닐 터.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겪은 전쟁은 분명 개인적이고 특별한 것이다. 그러하기에 the war 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관사를 생략함으로써 전쟁과 평화라는 전혀 성격이 다른듯하면서도 동전의 앞뒷면처럼 맞물려 있는 이 두 개의 단어들이 보다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 (물론 이건 만구 블로그 주인장의 생각일 뿐이다. 왜 톨스토이가 제목을 WAR AND PEACE 로 지었는지는 톨스토이만 알지 않겠는가. The War And A Peace, The War And The Peace 정도의 제목을 붙였다면, 분명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 국한된 ‘전쟁’과 ‘평화’로 그 범위가 제할될 수도 있다. 하지만 '관사'가 생략되는 순간 <War And Peace> 는 어쩌면 모두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지도 모른다. 인류 역사를 통해 ‘평화를 위해 전쟁을 벌인다.’는 이 서글프고도 역설적인 이야기 속에서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인류 모두의 이야기 말이다.



보통 ‘평화로운’을 의미할 때 in peace를 사용한다. 이 경우 peace가 추상명사이기에, 또는 셀 수 없는 명사이기에 부정관사를 생략하는 것이 아니다. ‘평화’라는 단어는 인류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보편적 단어이기에 굳이 부정관사가 필요 없는 것이다. 남북 분단의 그림자 아래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전쟁의 고통과 상처 속에 빠져 있는 이라크 국민들에게도, 부시맨과 피그미족, 그리고 뉴욕 맨하탄의 미국인들에게도 ‘평화’라는 개념은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하기에 in a peace 가 아닌 in peace로 바로 사용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평화, 자유와 같은 ‘추상명사는 셀 수 없기에 부정관사를 붙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한번 영어 뉴스사이트를 방문해 보자. a peace, a freedom 과 같은 표현도 넘쳐난다. 



They wanted to live in peace with the Indians.



아래는 데이빗 프롬킨(David Fromkin)이 지은 저서의 제목이다. 오토만 제국의 몰락과 현대 중동의 형성을 다룬 책 제목이다. 제목이 무척이나 역설적이다. 모든 평화를 종식시킨 하나의 평화라고 번역된다.


A Peace to End All Peace: The Fall of the Ottoman Empire and the Creation of the Modern Middle E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