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이 얼마나 완벽한 추상명사이자 불가산 명사인가. 여러분들이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있는 time 을 변형해서 a time, times 로 단순 검색하면 위와 같은 구글 페이지를 만날 수 있다. 단순 검색이란 말은 a time 이 영화제목이 되거나 노래 가사 등으로 사용되어 비정상적으로 자주 검색에 노출되는 것도 모두 포함했다는 의미이다.
시간으로 배우는 관사 사실 관사에 대한 많은 궁금점은 time과 같은 ‘추상명사’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비롯된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time이 지니고 있는 1차적 의미(본질적 의미)와 그 1차적 의미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2차, 3차적 의미의 속성을 잘 관찰해야 한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이라는 ‘본질적 의미’만 놓고 보자면 ‘관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time이 2, 3차적 의미로 전환될 경우엔 기본 의미인 '시간'이 아니다. I have a great time. 속에서 "time"은 사전 속 1번 정의에 해당하는 시간이 아닌, 다른 의미이다. time이 a time으로 사용되는 것은 ‘순간, 때’과 같은 2차적 의미일 때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왜 그렇게 될까? 여기서 하나의 법칙을 세워보자. 로미오와 줄리엣이 함께한 시간을 a time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그들이 함께한 시간의 ‘시작’과 ‘끝’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그 시간은 한시적이고 측정 가능해 진다. 바로 이 부분이다. 언제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시작과 끝이 있는, 즉 하나의 ‘기간’의 개념으로 전환되면 이 경우엔 a가 붙는 것이 자연스럽다. ‘기간’이란 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지만, 측정(분류) 가능한 대상이다.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다 보면, 왜 Have a good time! 이라는 광고를 괜히 우리들의 머리를 다시 복잡하게 만드는 모 이동통신사의 깊은 뜻도 헤아릴 수 있게 된다. 광고 속 ‘좋은 시간(때)’의 실체는 알지 못하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향해 “좋은 시간 가져!”라고 말할 때는, 그 시작과 끝이 존재하는 일정한 기간(순간)을 의미한다. a time for us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시간’이라는 본질적 의미보다는 ‘순간, 기간’으로 해석해야 문맥이 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time 앞에 부정관사를 붙일 수 있는 것은 그 시간의 ‘완결성’ 때문이다. time앞에 부정관사 a가 붙어 a time이 된다는 것은 적어도 (언제 인지는 잘 모르지만)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는 것은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계량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마치 ‘물(water)’ 자체는 셀 수 없지만 a cup of, a bottle of 를 붙여 셀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렇게 계량화된 ‘대상’을 ‘시간’이란 용어 대신 ‘때, 기간, 순간’등의 다른 단어로 대신해서 부를 뿐이다. 그러하기에 영문법 책에서 불가산명사 ‘시간’이 ‘기회’ 등의 의미로 쓰이면 가산명사가 된다는 설명을 있는 대로 암기하는 것 보다, 위와 같이 한번 접근해 보는 것이 불가산명사와 관사를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
관사는 언제나 그 관사가 결합한 명사, 그리고 [관사 + 명사]의 표현이 포함된 문맥 속에서 그 의미를 찾는 것이 최선책이다. 비록 time 하나만 놓고 보자면 관사가 어색하지만, 우리들이 함께했던 그 시간을 의미할 땐 a time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래 예문을 보자.
This is a difficult time but we must stay focused on the mission.
지금이 ‘힘든 시기’이지만 우리들에게 주어진 사명(미션)을 잊지 말아야한다는 내용. ‘시간’이란 1차적 의미를 바탕으로 ‘시간, 기간’이란 2차적 의미가 형성될 때 관사가 붙게 된다. 천지창조와 더불어 존재해 온 시간의 흐름과 그 시간의 범위 속에서 지금이 어려운 시기란 말이다. 그리고 그 어려운 때는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 하지만 a difficult time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시 좋은 시절(평상시)이 올 것이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어려인 시기’는 제한적이 한시적이다. 아래 예문을 보도록 하자.
Tom had a great time on the show.
톰이 쇼에 출연해서 가졌던 ‘좋은(유쾌한) 시간’은 시작과 끝이 존재하는 ‘단위’이다. 다시 말해 3시간 동안 진행되는 <황금연못 - 난상 인터뷰>에 출연해서 한시도 쉬지 않고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면 그 3시간이 톰이 <황금연못>에서 즐겼던 a great time이 된다. '삶‘을 의미하는 life는 관사 없이 사용되지만, 빌 클린턴이 2001년 백악관을 떠나기 전까지 살아온 정치인생, 또는 그의 삶은 계량화가 가능하다. 즉 클린턴의 삶을 A LIFE 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 그에 관한 전기를 쓴다면 <A LIFE OF BILL CLINTON> 으로 제목을 붙일 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까지 따라 왔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It's a time to ~ 와 같은 구문에서도 시작과 끝이 있는 시간단위냐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굳이 하지 않고자 한다. 물론 time이 ‘기회, 순간’의 의미로 쓰이면 a time으로 사용된다고 로봇 같이 설명을 늫어놓을 수도 있지만, 한번 아래 문장의 의미를 잘 음미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관사 17계명>에서 언급한 마지막 17번째 내용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It is a time to be respectful and not speak ill of those who are isolated.
‘시간’ 얘기가 나왔으니까 더 파고들어가 보자. ‘time' 은 누가 봐도 불가산명사의 모습이기에 당연히 부정관사가 보기 좋게 튕겨날 것 같지만, 실제 time은 복수형으로도, 부정관사와도 조합을 이룬다. 아래 예문은 최근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다룬 <타임> 2005년 6월 13일자 기사 제목이다.
Fast Times In Tehran
위 예문 속에서는 times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함께 한 시간을 a time for us 로 표현하는 것은 그런대로 이해가 가는데, 도대체 시간을 한 개, 두 개 쪼개고 더해서 times를 만드는 것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러고 보니 유력지 <NEW YORK TIMES>에도 , <KOREA TIMES>에도 모두 times가 붙어 있다. 도대체 time에 어떻게 -s가 붙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전형적인 대답이 바로, time이 ‘시간’을 나타낼 때는 셀 수 없는 명사, 즉 불가산명사로 취급되지만, ‘시대, 기간, 때’ 등을 의미할 때는 ‘가산명사’로 전환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이러한 설명은 불가산명사 time에 왜 -s가 붙어서 times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 해주지 못한다. 도대체 fast times 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냥 fast time 이라고만 하면 안 될까. 물론 어느 영문법 책을 뒤져 보면 time이 times가 되면 times 가 되면 의미가 '시기, 때'로 변한다고 설명을 적어 놓았는지는 모른다. 그냥 느껴보란 말이다. 관사는 문법책을 뒤지지 말고 time, times 가 사용된 두 개의 문장을 놓고서 그 의미를 충분히 곱씹어 보도록 하자.
최근 부시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수장을 지낸 ‘톰 리지’ 前 펜실베니아 주지사가 최근 책을 한권 내어놓았는데 제목이 <THE TEST of OUR TIMES>이다. 미국 NBC 방송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Nightly News 에서는 어려운 경제를 다룬 방송내용을 묶어 놓은 특집 코너 <Hard Times>를 메뉴에 걸어놓고 있다. 이 두 개의 제목에서 모두 들어있는 times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대충 감은 온다. ‘시절, 시대’ 정도로 해석해서 <우리 시대에 대한 시험>, <어려운 시절(시기)>로 옮기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왜 time이 아니고 times인지. 이 부분은 숙제로 남겨둔다. 시간 날 때 마다 생각해 보자.톰 리지가 펴낸 책,
<THE TEST OF OUR TIMES> 표지 | NBC <NIGHTLY NEWS>의 ‘HARD TIMES' 코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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