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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독서

도요새에 관한 명상 - 김원일



“나는 밤차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다. 파리하게 시든 병약한 청년이 불안한 눈동자로 나를 관찰하고 있었다. 이미 나는 적극적이지도 충동적이지도 못한 소심한 벙어리 청년이 되어 버리지 않았는가. 비로소 나는 어떤 면에서 말더듬이의 아버지를 닮았음을 깨달았다. 구치소에서도 울지 않았던 내 눈에 한 방울 더운 눈물이 거친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광야에서 초인을 기다리던 설렘과 강가에서 말달리던 선구자를 그리던 내 열정이 한갓 노래로만 남고 삶의 열정조차 덧없는 한때로 받아들일 때, 나는 나의 낙향을 젊음의 끝으로 해석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 김원일 <도요새에 관한 명상> 中에서


문득 생각이 나서 한번 적어 본다. 소설의 시점이 특이했던 것으로 기억.. 시점이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동생인 병식의 시점 -> 형인 병국의 시점 -> 아버지의 시점 -> 전지적 작가시점.. 이렇게 등장인물(가족구성원)에 따라 시점이 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목만 봐서는 따분한 내용의 소설 같은데.. 실제 읽어 보면 재밌다. 1979년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