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영어에서 동사의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아래 문장을 한번 보자. 결혼식에서 신부 아버지가 신부를 신랑 앞까지 인도해주는 것을 도대체 영어로 뭐라고 표현하자. 우선 escort 란 동사가 머리에 떠오르고, 조금 근사하고 그럴듯한 동사가 사용될 것 같지만, 이 표현은 가장 흔히 사용하는 동사를 가지고서 해결할 수 있다.
There's no one to walk me down the isle.
<프렌즈: 시즌 10 - 에피소드 12, 피비의 웨딩>에 나오는 대사이다. 결혼을 앞둔 피비가.. 조이에게 아버지 역할을 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그 이유로 위 예문처럼 말을 한다. 자신의 손을 잡고 식장으로 들어갈(to walk me down)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walk 동사의 새로운 모습을 생생히 목격할 수 있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walk 는 I walk along the street. 와 같이 지극히 한정된 범위 내에서만 그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실제 walk 뒤에 목적어, 보어가 함께 오는 구조의 문장은 처음 접하는 분들도 많을 터. 하지만 이 부분이 중요핟. walk혼자서는 ‘걷다’ 이외의 다른 의미를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walk 가 목적어, 목적보어와 함께 문장을 이룰 경우엔 ‘결혼식장에 ~를 데리고 들어가다.’와 같은 멋진 표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fly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늘을 나는 것 외엔 아무 쓰임새도 없는 동사 같다. 즉 fly 동사는 ‘자동사’로 그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 있는데, 째즈 가수인 ‘사라 본의’ 유명한 노래 제목 Fly me to the moon. 은 그 구조가 전혀 다르다. 즉 fly 뒤에 목적어 me 가 붙고, 다시.. to the moon 이란 구문이 하나 더 붙는다. 이 표현을 처음 보는 분들은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아울러 fly, walk를 단순히 자동사로만 알고 있으면 이와 같은 구조의 문장은 절대 만들어 낼 수 없다. 무슨 말을 하는거냐면서 아직도 당황해 할 분들을 위해..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동사 하나를 소개하면서 계속 진도를 나가보자. 바로 want이다.
I want this terrorist found. <브이 포 벤데타>를 보면 다음과 같은 대사가 등장한다.
Gentlemen, I want this terrorist found. I want him to understand what terror really means.
위 두개의 문장은 want 동사의 학습에 있어 좋은 예가 된다. 누구나 영어를 처음 접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빨리 배운.. 아마도 동사 중에서 want to 라는 동사구만큼 먼저 익힌 표현도 없을 것이다. 그러하다 보니 want to(~하기를 원하다)의 틀에 갇히게 되고..정작 want 동사의 사용법을 만끽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지요. 실제 아직도 want to R(R 하기를 원하다)이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want to R] 의 형태로 쓰이고 hope 의 경우 to 대신 that 절로 연결된다고.
하지만 실생활에서 쓰이는 want 동사는 그 쓰임새가 많으며 우리들이 배워온 틀에서 많이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만약 토익시험에 위의 문장이 보기에 나왔다면, found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다들 want to 의 구조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want 동사의 참맛을 알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want 뒤에 오는 보어의 형태는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즉 want 뒤에 오는 목적어와 목적보어의 관계에 의해 보어의 형태가 결정이 된다. 위 예문에서는, 이 테러리스트가 발견되길 원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this terrorist 뒤에 found 가 오게 된다. 하지만 두 번째 문장에서는.. 그가 이해하길 바란다..가 되기 때문에 him 과 understand 사이는 능동의 관계가 형성이 되는 것이다. to는 want 동사의 성격상 to를 수반해서 to understand 가 된다. 한 가지 예문을 더 보자. 아래는 제니퍼 코넬리가 유난히 아름답게 나왔던 <레퀴엠>속 대사이다.
Because I don't want him mentioning to my parents that I've stopped therapy.
<~ing>형을 쓸 것인지, 또는 <to + R> 형을 써서 to mention 이라고 표현할 것인지는..말을 하는 화자의 기분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
I tried to welcome you into my family <프렌즈: 피비의 웨딩> 에피소드에서 조이가 마이크(피비의 약혼녀)를 향해 한 말이다. 친숙한 welcome 동사이지만, 이 문장 속에서는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뒤에 등장하는 into my family 라는 부분 때문이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welcome 의 용법은 대개 Welcome to Korea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는 I welcome you. 와 같은 단순한 문장에 익숙하다. 하지만 위 예문에서 보듯이, welcome 동사 다음에 목적으로 you를 사용하고 그 뒤에 다시 into my family 가 결합되어 완벽한 하나의 문장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hate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hate 는 전형적인 타동사이며.. I hate you. 와 같은 형태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hate 역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난 네가 그렇게 큰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싫어.”를 hate 동사를 사용해서 문장으로 한번 만들어 보자. 대개는 I hate that ~ 과 같은 구조의 문장을 떠올리게 된다. 왜냐? hate를 타동사로 보고.. [주어 + hate + 목적어]의 구조를 .. 즉 that 절을 hate 의 목적어로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론 절을 사용하면 조금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아래와 같은 문장은 어떨까?
I hate for you to have to go through so much pain.
즉, 내가 미워하는(싫어하는)대상은 you 가 아니라 “네가 그렇게 ... 겪어야만 하는 것이”싫다는.. 겪는 주체는 you 이기 때문에 for you 라는 의미상의 주어를 먼저 서주고 뒤에 to have to ...의 형태로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 이 말은 <이프 온리>속에서 사만다가 이안에게 한 말이다. 이 문장은 우리들이 지금까지 알아 온, hate 동사가 들어간 문장구조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는 동사의 활용법을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꼭 숙지하시기 바란다. 그럼 숙제를 한번 내어 보도록 하자. hate 동사를 사용해서 위와 같은 구조로 한번 만들어 보자.
“난 그녀가 세 명의 남자와 동시에 데이트를 했다는 사실이 너무 싫어.”
Answer) I hat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와 같은 동사의 구조에 익숙해지면, 우리들이 학교 다닐 때 그토록 의문을 가졌던 아래의 한 문장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She looked me in the eyes.
아마 대부분, 아니 모든 학생들이 이 문장을 처음 접했을 때 무척이나 낯설게 느꼈음이 분명한데다, 아직도 “왜?”라는 의문부호를 달고 지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왜 아래 문장으로 간단히 쓰지 않느냐고 말이다.
She looked at my eyes.
물론 두 문장의 의미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할 수 없으나, 분명 두 번째 문장이 더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배운 want, welcome 등의 활용법을 떠올려 본다면 1)번 문장이 그다지 낯설게 다가오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look 동사의 목적어로 me 가 사용되었고, 보어로 in the eyes 가 온 것이다. 아울러 두 문장이 가지는 뉘앙스 차이를 분명히 감지할 수 있다. 누군가 내 눈을 쳐다보았다는 것이 반드시 look at my eyes 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If I had you in my bed, I would never be able to take my hands off you. - <트루 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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