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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겨울을 부르는 영화음악, 겨울이면 생각나는 음악


겨울철이 되면 생각나는 음악들이다. 아니면 이들을 듣고 있노라면 겨울이 생각난다거나. 아마도 (대부분) 이 음악들을 접한 때가 겨울이었기에 그런 것 같다. 단지 겨울철에 나와 함게 동고동락했다는 이유만으로, 겨울철 10대 소년의 외로움을 달래 주었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만으로 당당히 열린영어 선정 10대 겨울 영화음악에 올려 놓는다. 물론  <트루 로맨스>나 <러브 스토리> 테마 같이 '겨울'이 영화 속에서 직, 간접적인 배경이 되어서 인상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번호는 그냥 임의로 붙인 것이다. 순위와는 상관 없다. 레파토리는 모두 영화음악, 또는 영화(만화)와 관련된 것들로 한정시켰다.





1. You're so coo. (트루 로맨스) - 한스 짐머


개인적으론 가장 상위에 올려 놓는 겨울 음악이다. 처음 들었을 때 <크림슨 타이드>의 음악을 담당한 한스 짐머의 음악이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영화음악. 아무래도 영화 도입부가 추운 겨울(크리스마스)이라서 그런지, 이 음악과 잘 어울렸던 것으로 기억.



2. Snow Frolic (러브 스토리) - 프란시스 레이



달리 설명이 필요없지 싶다. 겨울이면 스노우 플로릭이 귓가에 맴도는 것은 본능이지 않을까. 영화음악이란 카테고리에서 모두에게 첫사랑과도 같은 존재. 나는 이 영화를 한번도 끝까지 본 적이 없다. 영상과 사운드, 이미지, 이 모든 것들이 귀하기만 했던 1980년대, '주말의 영화'가 흘러간 외화를 소환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 되었던 그 시절, <러브 스토리>는 '가장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에서 늘 상위권을 맴돌았지만 막상 직접 대면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영화는 작은 TV 화면이 아닌 대형 스크린 위에 타이핑 되는 <러브 스토리>였다. 굳이 대형 스크린에서 보고 싶어했던 이유는 아마도 영화 주제곡 보다 더 유명한 'Snow Frolic'의 배경영상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아직 까지 <러브 스토리>를 완전히 감상하지 못한 처지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 영화를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요즘이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아마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세상에는 그런 영화도 있다. 단 한번도 제대로 보지 않았으나, 수백 번은 본 듯한 영화. 그리고 그 영화의 중심엔 음악이 흐르고 있다.




3.  jours en France (하얀 연인들) - 프란시스 레이




80년대 LP 를 한참 사모을 때, 처음 접했던 음악이다. 영화는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관련 영상에 눈이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지 겨울되면 바로 생각나는 음악. 배용준을 욘사마로 만들어 준 <겨울연가>에서 이 음악을 사용해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만, 내가 겨울이면 이 음악을 듣는 것과 <겨울연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실 <겨울연가>속에서 너무 남발되다 보니 감흥이 떨어지는 느낌도 있다.





4. (나자리노) - Michael Holm(노래)




정말 아주 오래 전, 14인치 흑백 티비로 본 영화인데.. 브라운관에 떠다니는 조악한 화질 입자만큼이나 그때의 기억은 산산조각나서 망각의 강 건너편을 부유하고 있지만, 적어도 이  음악 만큼은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 그냥 이 영화를 본 때가 겨울 같다. 






5. ROCKY FINAL (록키) - 빌 콘티 

- 정확한 음악제목을 몰라서 그냥 ROCKY FINAL 이라고 붙임





12월 마지막날이었을 게다. 아니면 한해의 끝자락을 며칠 남겨두고 있었거나. 혼자 좁은 방 안에서 숨을 죽이고 보았던 영화. <록키> 사운드트랙에는 그야말로 주옥 같은 음악이 많지만, 내게 최고의 록키 음악은, 'Rocky Gonna Fly Now'도 아니고, 'Ending Song'도 아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 아폴로와 한판 대결이 펼쳐질 때 등장하는 바로 이 음악이다.




6. Streets Of Philadelphia (필라델피아) - 브루스 스프링스틴(노래)





그냥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겨울느낌이 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영화 속 배경도 기억나지 않지만 여하튼 노래만 듣고서 겨울이 떠오르곤 한다.




7. 당연정 (영웅본색) - 장국영(노래)



멀티플렉스 극장이 출현하기 전, '소극장(연극 소극장과는 다르다)'이란 이름을 달고서 주로 허름한 지하에 위치한 영화관이 있었다. 철저히 차별화(?)된 서비스, 나름의 틈새시장 공략법으로 대형극장과 맞서 싸우면서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고 있던 소극장. 그 소극장이 내게 선물한 영화, <영웅본색>. 12월이었는지, 2월 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작은 스크린이었음에도 소극장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아서 그런지 담배를 물고서 지폐를 태우던 주윤발의 얼굴이 참 크게 보였다. 




8. A Love Idea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 마크 노플러



이 음악이 왜 겨울을 상기시키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나도 몰라.'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것이 음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해 본다.




9. 플란다스의 개 - 이승환 노래



어린 시절 죽은 병아리를 비오는 날 뒷마당에 묻으며 눈물을 훔치던 기억 만큼이나 또렷한 또 하나의 이미지. 추운 겨울날 네로가 파트라슈를 껴앉고 죽어가는 그 모습이다. 그것은 '장면'이 아니라 분명 '모습'이자 내가 목격한 실제상황일 것이다. 나는 <플란다스의 개>를 한번도 만화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만큼 그 둘의 이야기에 충분히 몰입하고 공감했다는 반증일 터. 이승환의 노래와 만화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렇게 죽어가던 파트라슈와 네로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때는 겨울이었다.



10. Les uns et les Autres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 라벨(원 작곡가)





80년대 초로 기억한다. 당시엔 나름 진지하고도 재미있게 본 것 같은데, 영화내용은 깡그리 잊어버렸다. 나중에서야 이 영화 속에 카라얀과 글렌 밀러, 에디뜨 삐아쁘 등과 같은 거물 들의 이야기가 묘사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그러나 영화 줄거리도, 영화에 대한 느낌도, 이 모든 것은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 흘러나오는 이 멜로디는 아직도 귓가에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