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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 한국 여배우 열전] 최초의 팜파탈 김지미

그녀의 라이벌이라고 호사가들이 떠들어댔던 최은희와 비교할 때, 적어도 1960년대 초까지의 김지미는 주연급 배우가 아니다. 그때까지 최은희는 자신의 캐릭터를 당당하게 구축한 진짜 배우였다. 1955년에 만들어진 신상옥 감독의 ‘꿈’을 보자. 평생 수도에 정진할 것을 맹세한 중을 상사병에 이르게 하는 최은희는 너무나도 정숙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희생자 최은희는 충분히 동정을 받는다. 남자 배우만 주역이고, 여배우는 남자 주연의 상대역 정도가 고작이던 초창기 한국 영화계에서 최은희는 한국 영화 최초의 진정한 여자 주인공이었다. 그녀의 정숙한 캐릭터가 관객에게 얼마나 인정받았는지, 신상옥 감독의 1958년 작 ‘지옥화’에서 최은희가 양공주로 출연하자 남성 관객들은 분노했다. ‘지옥화’에서 최은희는 미군부대 PX 물품을 도둑질하는 사나운 밀수꾼들을 농락하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남성의 입장에서 보자면 악녀다. 절망적인 현실에서 나른한 손놀림을 하며 담배를 피우던 최은희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그녀에게서 전후(戰後)의 황폐한 시절 정신적인 구원자인 누나 또는 어머니의 모습을 찾던 남성 관객들은 그런 변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톱스타 최은희가 끊임없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수절하는 과부, 참고 인내하는 여성, 불행에 빠져도 여자가 지녀야 할 덕목을 끝까지 놓지 않는 기품 있고 강인한 여성이었다. 고단하고 불안한 전후 대한민국 남성들의 안식처가 될 성모 마리아였던 것이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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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262&aid=0000005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