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몇년도 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마 90년대 초중반이었을 게다. 사직야구장. 야간경기였지만 관중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금처럼 밤만 되면 치어리더의 두꺼운 화장 만큼이나 화려한 한바탕 축제가 펼쳐지는 사직야구장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밤공기는 차가웠고 야구장에선 음산한 기운마저 느껴졌다. 1루측에 치어리더들은 있었던가.. 아무튼 요즘과 같이 조직화되고 세련된 응원문화와는 거리가 먼, 투박한 3.3.7 박수류의 응원이 주를 이루었고, 젊은 여성들은 눈을 씻고 찾아 보면 보이곤 했으며, 경기내내 관중석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소란이 일어나기 일쑤였다. 그것이 전형적인 90년대 야구장 풍경이었다.
▶ 젊은 아가씨들 보다 더 어린 여성들은 그나마 쉽게 볼 수 있었다. (야구장 인근 사직여고에서 야자 빼먹고 온 고삐리들.. @@)
▶ 글 작성시점이 몇 년 전이다 보니 위에서 언급한 "지금처럼 밤만 되면~" 부분은 요즘 황폐화된(?) 사직야구장 모습과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
그때 3루 관중석에서 관람을 하고 있었는데, 상대팀은 태평양 돌핀스. 초반에 점수를 대거 헌납하고.. 사실상 패전처리조를 가동시키면서 내일을 도모해야할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선발이 내려가고 나온 투수가 김태형이었다. '92년 거물신인 염종석이 등장하기 바로 한 해 전 깜짝 10승을 달승한 투수. 아무튼 김태형이 생각보다 잘 막았다. 매회 야금야금 점수를 내면서 어느새 턱밑까지 쫓아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역전. 아마 초반 8점 정도 점수차가 났던 것으로 기억.
그런데 롯데가 분위기를 타는 와중에 포수가 교체되었다. 강성우(맞나?) 대신 낯선 이름이 전광판에 등장했다. 그를 보고 관중석에서는 "저건 또 모꼬."하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이름도 없는 생소한 포수 하나가 연신 땀을 흘리며 공을 받고 있으니 그들에겐 같잖게 보였을 것이다. 그 포수가 임수혁이었다. 그 뒤 나는 서울에서 생활을 했는데 지하철역 매점 가판대에 놓인 스포츠신문 1면에 '마림포'란 신조어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때가 1995년경. 이미 임수혁은 마해영과 함께 롯데 타선의 중심축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냥 요즘 강민호 활약을 보면서 임수혁이 생각나서 한번 끄적거려 봄. 20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라.. 기억은 한없이 불완전하기만 하다. 그러기에 위에 언급한 내용 중 부정확한 것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KBO나 야구정보 사이트를 방문하면서 자료를 찾아 수정할 생각은 없다. 위에 언급한 내용만으로 망각의 강 저편에 있는 임수혁, 그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잠시나마 향유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기에.
순전히 20년이 다 되어가는 흐릿한 기억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글이다 보니.. 크게 잘못된 부분이 없다면 그냥 넘어가주시길..
1. 강성우 통산 기록
2. 임수혁 통산 기록.
3. 강민호 통산 기록 (2011년 경에 작성한 글이라, 강민호의 기록은 뒤에 두칸(2011-2012)이 더 붙어야 하겠지만, 아래 자료 만으로도 강민호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데 문제는 없지 싶다.
▶ 올해가 2014년이다. 이제 강민호 캐리어에 2011-2014년 현재까지 자료를 더 추가해줘야 한다. 그러함에도 위 자료만으로 본글의 취지를 전달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 그대로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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