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와 '이마트'는 어떻게 표현할까? 정관사는 언제나 ‘나’를 중심으로 그 존재의의를 지닌다. 즉 내가 없으면 정관사도 없다. 내가 어디에 살고 있으며, 내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느냐에 따라 정관사가 결합된 표현이 지니는 의미도 달라진다. 정관사의 속성 중 ‘상대성’에 해당한다. 아래에서 한번 살펴보자.
Wal-Mart는 고유명사이며, 이 세상에 단 하나 존재하는 소매상이다. 거대기업 월마트를 소매상이라고 하니까 동네 구멍가게가 떠올라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실제 월마트의 정체성은 소매(retail)가 맞다. 도매상도 아니고 반도체 생산업체도 아니다. 그리고 이 월마트를 표현하는 별칭은 다양하다. 아래에서 살펴보자.
1) retailer: 월마트와 같은 소매상, 유통업체를 포괄하는 단어(개념)가 바로 retailer 이다. 하지만 월마트는 구체적인 대상이다. 사전 속에서 잠만 자고 있는 ‘개념’이 아니다. 따라서 이 월마트란 소매상을 하나의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아래와 같이 부정관사가 필요하다.
2) a retailer: 월마트는 제조업체, 포털 사이트 등과는 다른 형태의 기업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소매상이다. 따라서 월마트를 a retailer 라고 부른다. 하지만 월마트가 소매상인 것은 맞지만, 모든 소매상이 월마트가 되지는 않는다.
3) the retailer: 비로소 월마트를 지칭하게 된다. 단, 이 경우 the retailer의 의미는 상대저이다. 월마트의 경영이념을 다룬 기사 속에서 the retailer라는 표현은 분명 월마트를 지칭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국내 ‘이마트’의 성공 스토리를 실고 있는 기사 속에 등장하는 the retailer는 이마트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월마트와 이마트 집중 해부, 비교 분석’라는 기사가 있다면 이 속에서 the retailer은 어떤 기업을 의미할까? 이 경우엔 철저히 문맥을 따라 해석을 해야 한다. 문장 앞에서 E-Mart 가 나왔다면 뒤에 등장하는 the retailer는 이마트를 지칭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해석의 중의성을 피하기 위해 수식어를 하나 더 붙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the Korean retailer 라고 하면 100% 이마트를 의미하게 된다. Korean이란 수식어 때문이다.
Space Race 보통 space race라고 하면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 끝나고, 냉전이 첨예해 되던 60년대 불붙은 미국과 소련 사이의 우주 쟁탈전, 즉 ‘우주경쟁’을 의미한다. 그러하기에 굳이 관사를 붙이지 않아도 고유명사화 된 표현이다. 그런데 수십 년 뒤 아시아(Asia)의 두 나라 사이에도 우주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바로 일본과 중국 간의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그 우주 쟁탈전을 일컫는데, 이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타임>에서는 아래와 같이 제목을 붙였다
ASIA'S SPACE RACE
여기서는 ASIA'S 라는 부분이 중요하다. 단순히 대문자를 사용해서 Space Race라는 표현만으로는 중-일 우주경쟁을 의미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중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원조 우주경쟁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소련의 60년대 불붙은 그 우주경쟁을 SPACE RACE라고 하기에 중국과 일본 간 우주경쟁은 그 범위를 보다 좁혀줄 필요가 있다. 그러하기에 ASIA'S 라는 수식어를 앞에 붙인다. 정관사 the를 사용해서 THE SPACE RACE 라고 해도 좋지만, 이 경우 역시 미-소간 우주경쟁과 헷갈릴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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