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동원 선수 빈소를 찾은 롯데 2군 코칭스탭이라 하는데.. 가만히 보니 1992년 롯데 우승의 주역들이다. 박정태, 염종석이야 말 안해도 다들 알테니 생략하고.. 오른쪽에서 두번째, 바로 윤형배.. 이 선수를 아실려나.. 박동희, 윤학길, 염종석.. 기라성 같은 멤버들에 밀려서 존재감은 극히 미미했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깜짝 선발로 출전, 그만 승리투수가 된다.. 사실 상대팀 빙그레의 선발이 정민철인걸 감안해서 버리는 카드(져도 그만, 이기면 더 좋고 하는 심정으로)로 윤형배를 올린 것인데 대형사고를 친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다시 잠실 5차전에 등판, 역시 좋은 투구를 펼치나 4회(5회 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들어 빙그레 TNT 타선에 공이 맞아 나가면서 2사 1, 2루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에 강병철 감독이 박동희로 바꿀 것을 지시하는데 이재환 투수코치가 항명(?)을 해서 그만 교체 타이밍을 놓치고 만다. 그때 벤치에서 강감독이 김코치를 보면서 "에이~"하던 표정을 카메라가 생생하게 잡아 안방으로 전송했는데,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해설자 허구연 허허허~ 웃고. 마냥 무안해하는 이재환 투코. 사람사는 세상 다 그렇고 그런거 아닌가. 투수코치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르친 제자, 그것도 늘 슈퍼스타 3인방은 물론이고 형 윤동배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못난 제자에게 어떻게 해서든 좀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었을 터. 다행히 윤형배가 타자를 뜬공으로 잘 처리하고 이재환 코치 자신도 '씨껍'했는지 미련없이 박동희로 교체해버린다.
한번씩 그런 생각이 든다. 만약 윤형배가 2차전을 잡지 못했더라면.. 1992년 한국시리즈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롯데가 4승 1패로 우승을 할 수 있었을까.. 1승 4패로 패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참고로 아래는 1992년 포스트시즌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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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엠엘비 파크.
준플 9월 25일 선발 염종석 완봉
9월 26일 선발 박동희 완봉
플옵 9월 28일 선발 윤학길 6이닝 염종석 4이닝 구원승
9월 29일 선발 윤형배 패 ( 불펜 김상현)
10월 1일 선발 박동희 4이닝 패 ( 불펜 박동수, 김상현)
10월 2일 선발 염종석 완봉
10월 4일 선발 윤학길 6이닝 승 염종석 3이닝 세이브
한국시리즈 10월 8일 선발 박동희 8이닝 승 염종석 1이닝 세이브
10월 9일 선발 윤형배 8이닝 승 윤학길 1이닝 세이브
10월 11일 선발 윤학길 완투패
10월 12일 선발 염종석 5이닝 승 박동희 4이닝 세이브
10월 13일 선발 윤학길 3이닝 박동희 6이닝 구원승
염종석 :9+ 16 +6 = 31이닝
박동희 : 9+ 4+ 18 = 31이닝
윤학길 : 12 +13 = 25이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