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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관사 학습 : 마이클 잭슨 - THE KING OF POP

예전에 작성한 글입니다.

The King Of Pop 얼마 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마이클 잭슨의 영결식을 생방송으로 중계한 CNN에서는 THE KING OF POP 이란 자막이 들어간 화면을 전 세계에 내보냈다.  여기서 마이클 잭슨은 THE KING 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 마이클 잭슨은 언제 어디서나 the king 으로 존재할까? 물론 아니다. 아래 사진은 미국의 폭스뉴스(foxnews.com) 사이트에 올라 온 마이클 잭슨의 영결식 관련 헤드라인이다. 여기서는 A King 으로 표현해서 헤드라인 타이틀을 A King's Farewell 라고 했다. 만약 The King's Farewell 라고 바꿔서 헤드라인을 달았다면 어떤 느낌일까? 


여기에 정관사 the와 부정관사 a 가 지니는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숨어 있다. 정관사(the)가 붙어 버리면 한 번에 모든 상황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버리는 효과가 있다. 즉 The King of Pop 이라고 하면 누구든지 바로 마이클 잭슨을 떠올린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a king of pop 이라고 한다면 어떤 여운이 베어있는 느낌을 가져온다. 즉 모든 정황을 고려해 볼 때 a king 이 마이클 잭슨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the king of pop 이 주는 ‘여백의 미’는 없다. 이런 논란이 싫었던지 CBS 뉴스(cbsnews.com)에선 아예 관사를 생략하고 King of Pop 으로 바로 표현하고 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니까 굳이 a, the 와 같은 관사를 붙이지 않았다. 아울러 헤드라인의 속성상 의도적으로 관사를 생략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관사가 붙지 않은 king of pop 이란 표현이 주는 새로운 뉘앙스를 전달하고자 의도했는지도 모른다. 정확한 이유는 CBS 뉴스 제작자만 알고 있겠지만. 





참고로 마이클 잭슨 사망소식을 다룬 CNN의 <Larry King Live> 7월 5일자(현지시간) 방타이틀은 Death of A Legend 였다. 만약 Death of The Legend 라면 어떤 느낌이 들까. 이 부분은 혼자서 두 표현을 놓고서 실컷 고민해 보면서 두 표현이 전달하는 의미상 차이점을 간파하는 수밖에 없다. 문법책에서 아무리 그럴듯한 설명을 붙여놓아도 그것은 해당 문법책을 쓴 저자의 설명, 즉 그 저자가 받은 개인적 느낌을 글로써 표출한 것일 뿐이다. 이런 면에서 관사라는 놈은 철저히 문법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 문법이란 결국 1+1=2가 된다는 수학적 발상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관사는 그러한 발상을 거부한다.


조금 더 진도를 나가보자.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영화제목 가지고서 한번 공부해 보자. 사실 영화 보다 연극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만.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어느 샐러리맨의 죽음>이란 영화가 있다. 아서 밀러의 원작을 영화화 한 것인데, 원제목은 <Death of A Salary Man>이다. 보통 부정관사 “a”가 특히 사람 앞에 붙었을 때 그 표현이 주는 느낌을 우리말로 옮길 때(즉 번역할 때) 가장 적합한 표현이 바로 ‘어느’가 된다.


<어느 샐러리맨의 죽음>이란 말만 듣고서는 우리들은 그가 누군지 알 길이 없다. 설령 영화를 본 뒤, 그 샐러리맨이 누구인지 알았다고 해도 제목이 주는 짙은 여운은 그대로 머릿속에 배어 있다. 하지만 <Death of The Salary Man>이라고 제목을 붙인다면, 모든 것이 일순간에 해결되어 버린다. 생각할 여지도 없이. 즉 영화 속 주인공인 바로 ‘윌리 로만’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마이클 잭슨은 이미 죽고 우리들 곁에 없다. 만약 마이클 잭슨의 생애를 다룬 특별 기사의 제목을 Death of A Legend이라고 붙인다면 어떤 느낌이 올까. 모두에게 떠오르는 제 각각의 느낌이 있겠지만, 아마도 <어느 전설의 죽음>이 가장 일반적이지 않을까. 물론 a를 '하나(one)'로 풀이해서 <한 전설의 죽음>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만. 

 

 





The King of Pop 이 누군지 알았으니까 시간도 남았겠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왕(The King of The World)'을 한번 알아보자. 199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타이타닉>은 모두 11개 부문의 오스카상을 싹쓸이 하며 절대강자로 군림하게 된다. 그런데 시상식장에서 제임스 카메론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다음과 같이 소리치며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I'm the king of the world! (내가 이 세상의 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