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뉴스엔
야구경기로 배우는 가정법: 가정법은 화자의 심리를 반영한다. 가정법이 어떤 법이나 규칙이 아니라 화자의 심리를 반영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전제를 놓고 다시 한 번 야구장을 방문해보자. 2009년 5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K-LG 간 프로야구 경기에서 정말 십년에 한번 나올법한 흥미로운 승부가 펼쳐진 적이 있다. 엘지 트윈스(홈팀)가 9회초까지 1-9로 뒤진 채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인 9회 말에 대거 8점을 획득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림과 동시에 연장전으로 몰고간 것이 아닌가!
- 사진 출처: 스태티즈
2009년 5월 12일 국내 프로야구 경기 SK-LG 전.
이제 위 그래프를 보면서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가정법’을 학습해보자. 위 1번 그림 속의 파란색 그래프는 SK Wyverns를 상대로한 경기에서 LG Twins의 승리확률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시작과 더불어 5회까지는 승리확률(win probability)이 50%선을 축으로 급격한 변화 없이 비교적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다. SK가 비록 1회에 1점을 선취하긴 했지만 9회까지 진행되는 야구경기인 점을 감안할 때 크게 문제되는 점수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9회초를 유심히 살펴보자. 8회까지 1-4로 뒤지고 있다가 9회초 대거 5실점을 하면서, SK에 1-9로 뒤진 상황. 이제 9회말 LG 공격 한번 남았다. 야구에서 한회에 8점을 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의 영역이다. 그것도 뒤지고 있는 팀은 사기가 죽기 마련이고 경기 초반이나 중반도 아닌 마지막 9회말에서 8점 뒤집기는 불가능하다. 이론적으로 만루홈런 2개가 연속으로 나오든지, 아니면 1점 홈런을 8개 쳐야 동점이다. 아무리 열혈 트윈스 팬들이라고 해도 9회말에 이미 점수차이가 8점이 난 이상 사실상 경기를 포기한 상태. 승리확률을 보면 사실상 “0”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9회말 기적이 일어난다. 놀랍게도 연속안타를 때려내며 결국 9-9 동점을 만들고야 만다. 그림에서 9회말에 엘지 트윈스의 승리확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위 그래프에 나타난 표면적 의미(승리 확률) 해석에만 머무르지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보자. 이 그래프의 수치가 나타내는 것은 (홈팀이) 승리할 확률이지만, 사실 LG를 응원하는 팬들의 승리에 대한 염원의 정도, 심리적 거리를 그대로 수치화시킨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즉 9회에 그래프상 수치가 사실상 제로(0)가 된 것은 더 이상 야구란 경기의 특성상 거의, 아니 절대 트윈스가 이길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한편으로 승리에 대한 팬들의 심리적 거리가 거의 무한대로 멀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 경우 엘지팬들은 분명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If Twins won the game, It would be a miracle!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트윈스가 9회말에 대거 8안타와 상대팀 실책 및 포볼을 묶어서 8점을 단번에 뽑아내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최강팀 SK를 상대로. 파란색 곡선의 기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엘지의 승리 확률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정확히 비례하며 팬들의 승리에 대한 염원 역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아마도 이때 쯤이면 팬들은 9-9 동점인 상황을 즐기며 분명 다음과 같이 외칠 것이다.
If Twins win the game, It will be a miracle!
그러다 10회 중간부분에 승리확률이 뚝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10회초 와이번스가 1점을 추가로 내자 팬들의 심리 역시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8점차도 극복했지만 현실적으로 야구경기에서 마지막 한번의 공격 기회를 남겨 놓고 1점을 내어주는 것은 치명적이다. 다시 엘지팬들의 심리는 요동치기 시작하고 또다시 과거동사인 won을 사용해서 다음과 같이 심리를 표현할 지도 모른다. If Twins won the game, ~ 그리고 10회말에 또다시 1점을 추가 동점이 되자 이길 확률고 함께 팬들의 기대심리는 또다시 가파른 상승곡선을 탄다. 이제 그들은 If Twins win the game, ~ 이라고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운명의 12회초 와이번스는 다시 6점을 추가하며 트윈스를 향해 치명타를 날린다. 기나긴 승부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 SK, LG 팬들 그 누구도 의심치 않은 한방. 12회말 마지막 공격을 남겨 놓은 엘지에게 한 점도 버거운 점수인데, 6점 차이는 이제 정말 뒤집기는 불가능하다. 원아웃, 투아웃.. 아웃카운트가 하나씩 늘어날 때 마다 팬들의 기대심리는 거의 수직급강하를 하게 된다. 이쯤 되면 모은 것이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 야구장을 떠나는 다수의 팬들도, 남아서 홈팀을 응원하고 있는 소수의 팬들 역시 LG의 승리를 다음과 같이 소박하게나마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If Twins won the game, It would be a miracle!
이 그래프는 화자의 심리를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가정법’을 이해하는데 아주 유용한 자료이다. 아울러 (가정법을 포함한) 화법이란 것이 단지 어떤 특정상황이나 조건에 종속되어 그 사용법이 기계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는 주변상황, 그 상황과 맞물려 있는 화자의 요동치는 심리적 추이에 따라 ‘화법’도 가정법과 직설법을 오가며 늘 ‘동적’으로 변화무쌍하게 자취를 그린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럼 여기서 문제를 하나 내어보자. 위 그래프와 점수표(박스 스코어)를 보면, 8회초까지 SK에 0-4로 뒤지던 LG가 8회말 1점을 만회하자 승리확률이 상승해서 50%에 근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야구경기에서 3점차는 홈론 한방이면 바로 만회가 가능한 점수 이기도 하다. 이때 1점을 만회했을 때 팬들의 바램을 나타낸 아래 빈칸을 적절한 동사로 채워보자.
If Twins _____ the game, It would be a miracle!
이제 가장 최근에 벌어진 야구경기 그래프를 하나 더 보도록 하면서 가정법 학습과 접목을 시켜보자. 아래는 2009년 10월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의 홈팀(롯데 자이언츠) 승리 확률 그래프와 박스스코어이다. 두 그림을 참고해서 아래 빈칸을 채워면서 홈팀 자이언츠 팬들의 심리적 추이를 추적해 보자.
1회말) If Giants _____ the game, ~
2회말) If Giants _____ the game, ~
4회말) If Giants _____ the game, ~
- 사진 출처: 스태티즈
2009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두산-롯데 3차전(사직야구장)
아래 관련글을 클릭해서 가정법을 내것으로 만들도록 하자.
학습내용 설명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일부 (통계)그림 자료를 인터넷에서 퍼왔습니다. 혹 저작권 문제로 삭제를 원하실 경우 요청하시면 바로 처리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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