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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나쁜 전치사 vs. 착한 전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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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전치사가 있다.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치사와 그러하지 못한 전치사, 이렇게 두 가지 부류의 전치사 그룹이 존재한다. In the house 에서 in 은 우리에게 쉽게 이해되는 착한 전치사에 속하는 반면, ‘학교를 졸업하다’를 말할 때 사용하는 graduate from에서 from 은 쉽사리 느낌이 오질 않는 녀석이다. 아주 아주 나쁜 전치사라고 할까나. 개인적으로, 이 표현을 처음 접할 때도, 그리고 아직까지도 100% 감이 오지 않는 표현이다. 우리에게 from 은 ‘ ~로부터’로 잘 알려져 있으니까, 영어표현과 우리말을 매치시켜보면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러분들도 그렇지 않으신지. 아래 예문을 한번 보자. 미국 NBC 방송의 간판 정치대담 프로그램인 <Meet The Press>에 나온 표현 중 한 부분이다.



With us, the former governor of Arkansas, Republican Mike Huckabee and the senator from Illinois, Democrat Barack Obama.



흥미롭지 않은가.한쪽(허카비)은 The former governor of Arkansas 라고 하고, 나머지 한쪽(오바마)은 the senator form Illinois 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둘 다 미국의 한 지역(州)를 가리키는데, 왜 하나는 of 를 붙이고, 다른 하나는 from 과 결합을 할까.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생각해서 남 주나. 만약에 여러분들이 두 개의 표현이 가지는 뉘앙스를 감지할 수 있다면 우리식 사고로는 접근이 잘 안되는 of, from 전치사에 대해 틀을 잡을 수가 있다. 물론 뒤에 나오는 from 의 경우 of 로 바꿔도 된다. 실제 그렇게 사용하기도 하고. The senator of Illinois 와 같이 말이다. 그냥 이것은 개인적인 견해이다. 위에서 of, from 이 쓰인 것은 이것 역시 영어의 기본적 속성 중 하나인 ‘바꿔쓰기’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한다. 다시 말해, of 를 두 번 사용하는 것 보다, from 으로 대체를 하면.. 같은 표현(단어)의 반복을 피할 수 있으니까.. 나름대로 그 묘미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갈일 뿐이다. 그럴듯하지 않으신지. 아님 말고 ^^


The senator of California came under attacks from media.


여기서 of, from 전치사를 가지고 많은 얘기를 꺼내는 것은 여러분들의 머리 속을 복잡하게 만들 의도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사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전치사 한 두 개가 뭐가 그리도 중요하겠는가. ‘of’면 어떻고 ‘from’이면 어떨까. 의사소통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하지만 전치사에 대한 학습은, 이와 같이 직접 원어민 매체 속에 등장하는 영문을 접하는 가운데, 문맥 속에서 그 개념을 잡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숙제를 던져 주는 것이다. of 는 ‘~의’, from 은 ‘~로부터’ 라는 수십 년 전부터 내려오는 사전식 정의대로 학습하는 것에서 과감히 탈피할 필요가 있다. 실제 영어를 깊이 공부해 본 분들은 알겠지만, 외우기, 암기식 학습이 아닌, 원문 속 문맥을 통한 영어학습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가 바로 ‘전치사’를 공부할 때이다. 예문을 하나 더 보자.

A student at Han-Kook University vs. A student of Han-Kook University


‘나는 한국대학교 학생이다’를 영어로 표현해 보라고 한다면.. 십중팔구 of를 사용해서 I’m a student of Han-Kook University. 라고 말한다. 그냥 넘어가도 무리 없을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해 틀린 표현이다. 이 경우엔 유난히 at를 사용한다. 그런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선수의 경우, 한마디로 He is a treasure of Korea. 라고 말할 수 있다. 김연아도 마찬가지다. 축구장에 물채워 넣어라는 얘기를 정말 실행에 옮겨야 할 정도로 두 소년, 소녀는 맹활약하고 있다. 이 경우엔 of Korea 가 맞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보물이다’란 의미이니까. 다시 말해, 학생이 한국대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즉 한국대학교의 학생이라고 해서, 소유의 뉘앙스를 풍기는 of를 쓰면 이상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말 ‘한국대학교의 학생’을 그대로 영어로 옮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of 와 연결시키는 것이지만, 그 내용을 놓고 따지고 들어가 보면 of 는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at Han-Kook University 를 보고 at 만 분리해서, at 은 어떤 ‘지점, 점’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at의 1차적 의미는 분명 ‘지점, 점’의 개념이 들어있지만, 사실 ~학교 학생이다, ~학교 다닌다고 할 때는 ‘지점’, ‘점’의 개념으로 설명이 어렵다. 이것이 전치사 학습의 어려움 중 하나이다. 무리하게 모든 것을 하나의 전치사 개념, 즉, at 은 ‘지점’, in 은 ‘공간적으로 안’과 같이 해석해서 접근을 하다보면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개인적으로, 전치사는 핵심개념만 파악하고 실제 사용법은 철저히 문맥적 접근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


I’m a student at Han-Kook University.


같은 원리로 ‘~나라 주재 대사(ambassador)다’라고 할 때는 to 를 사용한다. in 이 아니다. 아래 문장이 맞다.


He was a Korean ambassador to Japan.



실제 대화를 나눠보면  He was a Korean ambassador of Japan. 또는 He was a Korean ambassador in Japan. 과 같이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말로 옮기면 대충 들어맞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이러한 문장들을 사용한다. of/in 을 사용하면 어떤 의미가 될까 한번 스스로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글쓴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마시라. 보통 언론사에 기고문을 써오고 있는 교수나 정치인을 소개할 때 다음과 같이 표현을 한다.


She wrote many articles for KBS.


표면적 해석은 KBS 를 위해 많은 기사를 썼다는 의미지만.. 실제 의미는 'KBS 에 많은 기사를 기고했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러하기에 우리가 생각할 때는 ‘to KBS’ 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지만, 일반적으로 for 를 사용한다. 아래와 같이 전형적인 표현을 한 가지 익혀 놓으면 전치사 용법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He studied at Big Apple High School in New York State.


 

왜 고등학교 앞에는 전치사 at 이, 뉴욕州 앞에는 in 이 붙어 있는지 한번 보자. 실제 이 문장은 at, in의 차이점을 공부하는데 좋은 예문이 된다. Big Apple High School은 공간적으로 뉴욕州에 위치하고 있는 고등학교 중 하나이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공간’이다. 하지만 Big Apple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은 ‘(공간적으로) 학교 안에서’ 공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학교에 학적을 두고서 학생신분으로 공부를 한다, 학교에 재학 중이다는 말이다. 따라서 in Big Apple High School 은 적절치 못하다. 참고로 Big Apple은 뉴욕을 가리키는 별칭인데, 이 ‘큰 사과 고등학교’는 글쓴이가 만들어낸 가상의 학교이름이다. 마치 90년대 초반 <마지막 승부>에 등장한 가상의 학교 '신라대학교'와 마찬가지다. 실제 존재여부는 모른다. 만약 빅 애플 고교 학생은 아니지만, 어떤 백발의 할아버님 한 분이 아침부터 큰 사과 고등학교 안 벤치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면, 손자가 다음과 같이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My grandfather reads a book in Big Apple High School.



즉 위 문장의 경우엔, 특정 학교 안에서 책을 읽고 있다는 내용으로 공간적 의미(학교 안에서)를 내포한다. 한 가지만 더 예를 들고, 설명을 접도록 하자. 입 아프다.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7>의 한 에피소드를 보면 두 명의 데이빗을 비롯한 12명의 경쟁자들이 등장하는데, 이때 모든 참가자들이 비틀즈 노래를 부르면서 경쟁을 하게 된다. 그때 사회자가 시작 전에 비틀즈 노래를 songs from Beatles 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 표현은 솔직히 우리에겐 잘 와 닿지 않는다. 잘 와 닿는다면 거짓말이거나 영어공부 많이 한 사람이다. 비틀즈의 노래니까 우리는 songs of Beatles 를 당연히 떠올린다. 그리고 from Beatles 라고 하면.. 우리 관점에선 ‘비틀즈로부터’로 먼저 해석이 되기 때문에 해석에 더 어려움을 느낀다. 물론 songs of Beatles 라고 해도 된다. 하지만 이 경우엔 of를 사용하면 ‘소유’의 의미를 내포하게 된다. 즉 ‘비틀즈가 부른 노래’보다는 ‘비틀즈 소유의 노래’란.. 어감이 드는 것이다. 그럼 반대로 songs from Beatles라고 하면 어떤 느낌이 올까. 제대로 의미파악이 되시는지. 사실 이 부분은 원어민이 아닌 다음에야 쉽사리 그 느낌을 가지기 힘들다. 글쓴이도 아직 명확히 다가오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영어는 영어. 그들의 문법, 문장구조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 영어를 좀더 잘하려면 바로 이러한 구조의 표현에 익숙해져야 한다. 특히 전치사 부분은 더더욱 그러하다. 비틀즈 노래를 songs from Beatles 로,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을 students from Harvard University 라고 일컫는 조금은 낯선 구조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