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얘기를 해보도록 하자. 영화 속에서 배경음악으로 What a wonderful world 가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다. <굿모닝 베트남>에서, 폭격이 시작될 때 흘러 나오는 음악이 루이 암스트롱의 걸작 What a wonderful world 이다. <12 몽키즈>, <볼링 포 콜럼바인> 속에서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노래제목은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를 의미하고 있지만, 이 아름다운 제목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그 영화속 장면은 정반대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평화로운 마을에 예고없이 폭탄이 투하된다든지, 사람이 죽는다든지 하는 비극적인 장면을 극대화 하거나 역설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경우 등등. <굿모닝 베트남>에서 코브라를 비롯한 미군의 전투헬기들이 나타나서 평온한 마을에 네이팜탄을 퍼붓고 갈 때, 그리고 <12몽키즈>에서도 브루스 윌리스가 총에 맞아 죽어 가는 모습 뒤로 이 음악이 흘러 내린다. 마이클 무어의 <볼링 포 콜럼바인>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배경음악 What a wonderful world 를 뒤로 하면서 ‘미국’이란 나라의 추악한 뒷모습(오사마 빈 라덴 사주, 파나마 침공, Iran 지도자 축출 등등)들이 주루룩 나열이 된다. 그런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관여한 사건들이 언급되면서, 마지막에 9/11 당시 세계무역빌딩을 향해 돌진하는 항공기를 보여 준다. 아울러 영화의 마지막 장면 역시 좋은 시절(glorious time)이라는 마이클 무어의 멘트에 화답하듯이 What a wonderful world 가 빠른 템포로 연주된다. 루이 암스트롱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겠다. 정말 이 세상이 놀랍고, 경이롭고, 아름다워서. 아니면 암스트롱 역시 어떤 반어적 수사를 통해 세상의 모순, 불합리함을 비꼬고 있는 지도 모른다. Who knows? 한번 인터넷을 뒤져서 이 노래를 연주한(부른) 동기나 의도가 있다면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작곡자의 의도는 또 무엇이는지도.
한가지만 더 예를 들어 보자면, “오다가 차사고가 났어!” 라고 말하는 상대방을 보고, “(내 말 안 듣더니) 꼴 좋다”를 You’ve a nice day! 로 맞받아 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모두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고 있다. 래리 킹 할배라면 분명 What a day! 라고 하지 않았을까. 저런, 오늘 일정이 사납군요! 이렇게 해석이 가능하다. 사실 이런 감탄문에 대한 문맥적 이해는 언어생할을 하는데 꼭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비꼬고.. 하는 것은 독설 만이 아니다. 때로는 정반대의 표현을 통해서 듣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제부터 누군가 감탄문을 사용해서 접근할 때는 한번 그 이면적 의미를 잘 생각해 보자. 감탄문. 그냥 문법책을 통해 감탄문이란 단어와 예문을 접하면 이 얼마나 삭막한가. 하지만 진정한 감탄문의 묘미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상황 속에서 빛을 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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