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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어휘|표현

<웨딩 싱어> 리모콘을 가지는 자가 가정을 지배한다!

Even let you hold the remote control. 한 남자(로비)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기타 선율에 젖은 채 비행기 안에 울려 퍼집니다. 그 노래는, 결혼을 위해 약혼자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있는 한 여인(줄리아)의 마음을 결국 돌이키게 되고, 비행기 안에서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집니다. 대체 노래 속에 어떤 뭉클한 감동문구가 있었기에 이미 결혼을 눈앞에 둔 여인의 움직일 수 있었을까.. 노래는 ”I wanna make you smile whenever you're sad. (당신이 슬플 때 얼굴에 웃음을 주고 싶어요)으로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서정적인 가사를 담은 멜로디가 흘러내리면서, "리모콘(remote control) 조차도 당신 차지에요(Even let you hold the remote control)"란 다소 생뚱맞은 가사로 끝을 맺습니다. 여기서 마지막 줄에 등장하는 가사 속 let you hold the remote control 을 한번 들여다봅시다. 오늘날 부부에게 ‘리모콘(remote control)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사실 리모콘 이야기는, 세대를 초월해서 모든 가정 속에서 누구나 한번 씩 겪어 본 이야기들입니다. 아빠와 엄마, 또는 부모와 자식간에 끊임없이 벌어지는 리모콘 쟁탈전을 떠올리시면 되겠지요. 물론 요즘엔 각 가정에 텔레비전이 2대 이상 있는 집도 많고 인터넷을 통해 시청도 가능하기에 그 정도가 덜해졌지만, 적어도 90년대 까지만 해도, 다시 말해 ’1 가구 1 텔레비젼‘ 시절, 안방, 또는 거실에서 리모콘 지배권을 가진 사람이 ’적어도 텔레비전을 보는 순간‘ 만큼은 그 가정의 지배자였습니다. 이와 같이, '한 가정의 주도권을 누가 지고 있느냐‘를 나타내는 좋은 표현이 바로 Who wears the pants?입니다. 물론 control, dominate 등의 동사를 직접적으로 사용해서 표현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와 같은 전형적인 표현 하나 쯤 알고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되지요. 


사진출처: K-벤치


도널드 트럼프의 "You're fired!"란 명대사로 유명한 <어프렌티스: 시즌 5 - 에피소드 13편>의 제목이 바로 <Who wears the pants?> 였습니다. 제목만 가지고서 에피소드의 내용이 어떨까.. 대략 짐작이 가능하지요? 제목 선정이 상당히 탁월합니다. 문장의 표면적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볼까요? 해당 에피소드에서 주어진 과제가 바로 호텔 직원들의 유니폼을 새로 디자인하라는 것인데요.. 결국 자신들이 디자인한 유니폼이 채택이 되어 직원들이 입게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Who wears the pants? 라는 제목 속에서, who 는 직원들을, pants 는 결국 ‘유니폼’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용적으로 쓰이는 ‘누가 주도권을 가질 것인가?’란 이면적 의미로 ‘초점’을 옮긴다면, 이것은 새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각 팀간의 의견이나 접근법이 다르기에 서로의 주장(유니폼 디자인)을 관철시키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직접 제목을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타이틀 선정이 뛰어난 것만은 사실입니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Who wears the pants? 역시 좋은 표현이지만 세상이 많이 변한 요즘 시대에 조금은 고리타분해 보이는 위의 표현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문장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Who holds the remote control? 이라고 사실 이 표현은 스스로 만들어 본 것입니다.

 
 

<웨딩 싱어> 속 노래가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아울러 다른 영어 어휘 책 속에서 이와 같은 표현을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표현하다면, 신선한 느낌도 전달하면서, (같은 상황이라면) 상대방이 충분히 이해하지 않을까요? 만약 이해하지 못한다면 상대방의 이해력, 상상력이 부족함을 마음껏 탓해도 좋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웨딩 싱어> 속 마지막 비행기 안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에는 재밌는 사연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아담 샌들러가 직접 이 노래를 만들어서 불렀다고 하지요. 물론 비행기 속 노래를 부르는 이도 아담 샌들러(로비)입니다.


 



♪ I wanna make you smile whenever you're sad.

♪ Carry you around when your arthritis is bad.

♪ Oh, all I wanna do is grow old with you.

♪ I'll get you medicine when your tummy aches,

♪ Build you a fire if the furnace breaks.

♪ Oh, it could be so nice growing old with you.

♪ I'll miss you, kiss you.

♪ Give you my coat when you are cold

♪ Need you. Feed you Even let you hold the remote control.

 

                 --------- <웨딩 싱어> 중에서, 아담 샌들러의 노래 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