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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콤마 + which - 관계대명사는 불필요할까?




관계대명사는 불필요할까?
관계대명사에 대해 충분히 학습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엔, 구태여 이 어려운 문법이론을 들먹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아래 문장을 한번 보자.

1) I bought a flower which was yellow.

즉 내가 꽃 한 송이를 샀는데, 그 꽃의 색깔이 노란색이었다는 말을 위와 같이 표현을 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위 문장은 그냥 형용사 yellow를 바로 flower 앞에 붙여서 다음과 같이 사용하면 더 간단한 문장이 된다.

2) I bought a yellow flower.

이러하기에, 어떤 사람들은 굳이 관계대명사를 어렵게 공부할 필요가 있느냐고 되묻곤 한다. 물론 공부를 조금 깊이 한 사람들이라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새 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우리가 언어를 사용하는 세상은 문법책 속과 같은 완벽히 모든 문법이론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적용되는 공간이 아니란 점이다. 즉 일상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 받고 있는데, 인간인지라 한번씩 실수도 하고 순서가 틀리는 경우도 있다는 말. 

대화 중에.. 나 오늘 꽃을 한 송이 샀어..라고 먼저 말하다가, 문득 노란색 꽃이란 말을 덧붙이고 싶다던가.. (이유가 없다. 그냥이다.) 아니면 원래 노란색 꽃을 샀어..를 말하고 싶었는데.. 말을 하다가 실수로 I bought a flower. 만 말한 것이다. 그래서 아차 싶어서 뒤에 which was yellow 를 덧붙여 넣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둘째는 직관성이다. 위 예문에서는 yellow 하나만 수식하니까 당연히 yellow flower라고 말하는 것이 쉬워 보인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엔 어떻게 될까. 내가 산 그 꽃이 색깔이 노랗고, 아름답고, 신선하다는 사실을 모두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아래와 같이 말해야 한다. 하지만 뭔가 산만하다. bought 와 flower 사이의 거리가 너무 길다.

I bought a beautiful fresh yellow flower

 


따라서 이 경우엔 그냥 깔끔하게 I bought a flower. 를 먼저 말하고 수식어 세개는 관계대명사와 함께 뒤로 배치하는 것이 보다 직관적이다.

I bought a flower which was beautiful, fresh, and yellow. 



물론 이것은 상대적이다. 상황에 따라 첫번째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실제 글을 쓰거나 말을 하다 보면 관계대명사가 포함된 두번째 형태의 문장이 더 편할 때가 있다는 사실이다.




참고로 which 이하가 길어질 경우엔 콤마(,)를 which 앞에 붙이는 것도 좋다. 즉 bought a flower, which was beautiful, fresh, and yellow. 가 된다. 콤마가 있기 때문에 관계대명사의 계속적 용법이 되고 어쩌구하는 설명이 궁금하면 인터넷을 검색하면 된다.)



계속 진도나가서.. 관계대명사를 사용한 두번째 문장이 편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형용사의 수서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번째 문장은 문법적으로 세개의 형용사가 flower 를 수식하기 때문에 형용사 우선순위에 따라 배열을 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두번째 문장의 경우엔 굳이 그 순서대로 배열하지 않아도 된다. 즉 아래 문장도 가능하다.

bought a flower which was yellow, fresh, and beautiful. 




셋째는.. (청자의 의도와는 관련이 없이) 화자의 입장에서는 1), 2)번 예문의 뉘앙스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 즉, 화자의 생각을 따라가 보면, 먼저 꽃을 산 사실을 말하고.. 거기에 다시 그 꽃의 색깔이 노란색이라는 사실을 덧붙이는 것이 자신이 산 꽃의 색깔을 강조하는 하나의 방법인지도 모른다. 마치 소중한 것, 꼭 말하고 싶은 것을 을 아껴두었다가 뒤에 터뜨리는 것 처럼. 물론 이것은 블로그 주인장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추측일 뿐이다. 




그러하기에, 비록 짧은 문장이라도 관계대명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리고 부연 설명하고자 하는 문장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관계대명사의 존재는 빛을 발한다.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내용의 연장선상에 있다. 아래 문장을 한번 들여다보자.

I'm the girl who has a lot of friends who are boys, and no boyfriends.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Shallow Hal>속에서 로즈메리(기네스 펠트로우)가 할(잭 블랙)에게 한 말이다. 사랑에 눈이 멀어 자신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한 할을 향해 로즈메리는 솔직히 고백을 한다. 자신은 할의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늘씬하고 예쁜 미녀가 아니라, 친구는 많으나, 단순히 남자들일 뿐이고 남자친구는 아니란 말이다. 여기서 앞의 who 와 뒤에 나오는 who 는 모양은 동일하지만 서로 다른 것이다. 즉, 앞의 위치한 who 는 the girl을 선행사로 받지만, 뒤에 위치한 who는 friends 가 선행사이다. 이 문장에서 보시듯 관계대명사 문장 속에서도 또 다른 관계대명사를 통해 계속적으로 문장길이를 이어갈 수 있다.

위에 등장하는 조금은 문법적인 설명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을 위해, 이 말을 한 당사자 로즈메리의 머릿속을 방문해보자. 그녀가 위 말을 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난 그런 여자에요. / 친구들은 많죠. / 그런데 그들은 모두 그냥 남자들(boys)일 뿐이에요. 남자친구들(boyfriends)은 아니지요.

이 말을 우리가 영얼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가 된다.
 
I'm the girl / who has a lot of friends / who are boys, no boyfriends.

즉, I'm the girl. 까지 일단 말을 꺼내 놓고 who를 바로 가져온다. 자신을 the girl이라고 표현했고 자신에 대해 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의미하는 관계대명사은 who 로 시작되는 who has a lot of friends 까지 다시 말을 한 뒤, 그 친구들에 대해서 다시 설명을 해줘야 하니까 who are boys, and no boyfriends. 라는 문장을 덧붙인다.


직접 말을 하면서 관계대명사를 만들어보자.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관계대명사와 가장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입 밖으로 말을 하면서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관계대명사란 것이 우리들의 입 운동을 덜어주는 좋은 수단이자 장치이기 때문이다. 결코 우리들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위 예문 속에서 콤마(,)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것을 관계대명사의 제한적 용법 어쩌구 저쩌구 따지는 것은 사실 그다지 의미 없는 일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말을 하다 보면 which, who 이하가 길어질 때는 그 앞에 콤마를 붙이고 그 다음을 말하게 된다. 아래와 같이. 아래 예문을 놓고서 제한적 용법, 계속적 용법 따져 봐야 무슨 소득이 있는가.

I'm the girl, who has a lot of friends, who are boys, and no boy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