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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미저리>, <브이 포 벤데타> - 영화 속에 나타난 가정법과 직설법(2)

영화 속 명대사 중에 If you go, we go. 라는 멋진 대사가 있다. 론 하워드의 <분노의 역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대사이다. 주인공 커트 러셀이 범인이자 동료인 ‘스콧 글렌’의 손을 꼭 잡고서 그를 놓아주지 않으려고 한다. 손을 놓으면 그는 아래로 떨어져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이미 상황을 돌이킬 수 없고, 시간이 문제일 뿐, 커트 러셀의 힘도 조금씩 빠져 간다. 그때 커트 러셀이 If you go, we go (네가 죽으면 우리도 같이 죽는 거야!)라고 말을 한다. ‘가정법’을 충실히 배운 학생이라면 한번 쯤 의문을 제기해 볼만도 하다. 분명 커트 러셀은 친구인 스콧이 죽기를 바라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 분명함에도, 그러하기에 설령 그의 친구가 곧 죽을 운명이라도 현실을 부정하고픈 마음이 강하게 있을 것이다. If you went, we would go. 라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이 부분은 흥미롭지 않으신지? 왜 커트러셀이 위와 같은 대사를 사용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커트 러셀 본인에게, 아니면 각본을 쓴 작가에게 직접 물어보자.




캐시 베이츠에게 오스카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미저리>를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캐시 베이츠의 집에 감금을 당한 채 그녀의 요구대로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 ‘폴 쉘든(제임스 칸)’은, 애니(캐시 베이츠)에게 빌빌 기어 다녀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다리를 다쳤기에 정상적인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 그래서 그가 비록 남자라고 해도 상대방(케시 베이츠)에게 말을 할 때 무척 조심조심 얘기를 하곤 한다. 물론 케시 베이츠의 덩치도 한몫했지만. 대개 If you don't mind 로 말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애니가 폴 쉘든 보다 나이가 아주 많은 것도 아니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도 아니다. 아래와 같이 조심스러운 표현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베스트셀러 작가인 폴 쉘든에게 그녀가 아래와 같이 말을 해야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만, 상황은 역전되어 있다. 바로 폴 쉘든의 신체가 정상이 아니고 납치되어 감금되어 있는 상황적 특수성 때문에.



If you wouldn't mind, maybe I could pay you another visit.

I'd be delighted.

Now that you know the way.



아래에 소개된 <미저리>속 대사를 가지고서 영화 속 상황을 한번 상상해보면서 익혀보자.


Could I ask you a favor?

I noticed in your case there is a new Paul Sheldon book and I wondered if maybe....

-You want to read it?

-If you wouldn't mind.

I have a hard and fast rule as to who reads my stuff at this early stage.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브이 포 벤데타>의 대사 속에 “당신이 그것을 한번 봐주면 고맙겠소. 어떤 정보라도 도움이 될 것이요.”라고 말을 할 때, could를 사용하고 있다. 화자의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강요를 하거나 거드름을 피우며 말할 처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이기에 자연스럽게 If you could 로 말을 꺼내는 것이다. If you can have ~, If you have ~ 라고 말을 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뒤에 보이는 information 뒤 could는 어떤 기능을 할까? 이것은 could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즉 장담은 못하지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란 사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 상황 묘사)



He leaves them at the crime scenes.

I'd appreciate it if you could have a look at it.

Any information could be helpful. ------------ <브이 포 벤데타> 중반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