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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어휘|표현

페트레어스(Petraeus) CIA 국장 불륜 스캔들로 배우는 영어









대통령 선거도 끝이 났지만, 지금 미국 정가에선 CIA 국장의 불륜 스캔들로 여전히 뜨겁다. 당사자는 부시 대통령 밑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최고 사령관을 역임했던 페트레이어스(Petraeus)다. 그는 전역 한 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CIA 국장직을 수행하고 있었으나, 최근 불륜 스캔들이 터지면서 사임하고 말았다. 한때 밋 롬니 공화당 대선주자의 유력한 런닝 메이트로 점쳐 지기도 했었고, 차기 공화당 대권 주자 중 하나로 분류되었기에 그의 사임을 단순한 사임이 아닌 정치적 음모가 개입된 음모론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는 실정. 사실 90년대 르윈스키 스캔들로 정치판이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의 모든 막장을 다 보여 준 미국 정치판이기에 과연 이번 스캔들이 미국이란 강대국의 최고 정보기관 CIA 국장자리에 있는 페트레이어스의 사임까지 몰고 올 정도큰 것이냐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여하튼 그건 그쪽 일이고 여기서는 이번 스캔들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페트레이어스를 가지고 즐거운 영어학습을 한번 다뤄보자. 열린 영어와 그 적들에서는 모든 소재가 다 영어학습으로 변환된다. 사실 페트레이어스는 2007년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전력이 있다. 아래 예문을 보자.


General Petraeus or General betray us?



2007년 MoveOn.org라는 반전단체에서 <뉴욕타임스>에 실은 정치광고의 한 부분이다. 이라크전쟁을 비판하는 광고였는데,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인 페트레어스 장군(General Petraeus)은 의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병력을 증강(surge)시킨 것이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증언을 했었다. 이러한 그의 언행을 놓고서 반전단체에서 강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간단히 해석을 해보면 “페트레어스 장군?, 아니면 장군이 우리를 배신?” 정도가 된다. 기막히지 않은가. 페트레어스 장군의 이름 Petraeus가 betray us(우리를 배신하다)라는 말과 발음이 비슷한 것을 본 따서 단순하지만 뼈 있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와 같은 음의 유사성을 가지고서 말장는을 치는 것을 영어로 펀(pun)이라고 한다. 위에서 소개한 펀은 블로그 주인장이 지금까지 본 수많은 문장들 중 가장 재치 넘치고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펀 중 하나이다. 조금 더 뒤로 돌아가 보자.



2008년, 2012년 대선에서는 오바마에게 두 명의 공화당 대권 주자가 떡실신을 당했지만, 그래도 2004년엔 상황이 달랐다. 당시 공화당은 부시가, 민주당은 존 케리가 후보로 맞짱을 떴는데 , 부시 후보를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이 Four more years!(부시를 4년 더 대통령으로!)를 외치며 재선을 기원한 반면, 민주당 존 케리 후보측은 이 표현을 살짝 비틀어서 No more years!(어림없다. 더 이상은 안 된다!)로 응수했었던 기억이 난다. 간단해 보이지만 살펴볼 가치가 있는 표현이다. 단순히 Four 대신 No를 집어넣어서 비슷한 길이의 표현을 만들었을 뿐이지만, 의미는 정반대가 되지 않았는가. 운율이 잘 살아서 아주 효과적으로 Four more years!를 부정하고 있다. 실제 Four more years!, No more years! 는 미국 대선 전후로 빈번히 등장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아울러 헤드라인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2012년 미국 대선이 오바마의 승리로 끝난 직후,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는 Four More Years.(오바마 4년 더 대통령 재임이란 의미지만 간단히 ‘오바마 재선 성공’으로 해석하면 된다.)란 간단한 헤드라인을 웹사이트에 걸었다.



우리말도 그렇겠지만, 이와 같이 영어에서는 말장난, 즉 언어유희가 자주 등장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중에서도 특히 발음의 유사성을 활용해서 말장난을 치는 것을 pun이라고 한다. 그런데 pun이 진정 의미를 발하는 것은, 겉으로 농담같이 들리지만 실상 그 말 속을 들여다보면 진지함이 발견되는 경우이다.


우리 언론 매체도 한번씩 펀의 가면을 쓴 저질 헤드라인을 남발하기도 한다만, 이런 것은 펀이라기보다 저질 말장난에 불과하지 않을까. 일전에 국내 모 언론 매체에서 발락이란 독일의 축구선수가 들어간 기사의 제목으로  "발락, 가슴이 발락발락"이라고 했다던가.. 아무튼 이런 류의 제목은 비록 음의 유사상을 이용한 것이긴 해도 진정한 PUN의 묘미와는 거리가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2000년대 중반 구대성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팀에서 활약할 


때, 당시 구대성 선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Goo~~ 하는 소리가 관중석으로부터 들려오곤 했었다. 그런데 언뜻 들으면, 


마치 야유(boo)처럼 들리기도 하지 않겠는가. 이것은 원래 boo~하는 야유소리가 구대성 선수의 성(Gu)과 비슷하게 


들리는 음의유사성을 이용해서 ‘구’선수를 응원하는 관중들의 장난끼 가득한 모습에서 나온 것이다. ‘펀’같지 않게 보일


지도 모르나, 이 간단한 말장난 역시 pun의 카테고리에 속해 있다. 


우리말로 간단한 펀을 한번 만들어 보자. 아래는 어떤가.


바락 오마바 버럭! 화났다.





기분전환도 할 겸, 재미있으면서 의미도 있는 pun 몇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 Conservatives cheer, jeer McCain  


2008년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결과를 다룬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선거 결과로 인해 보수 세력이 즐거워하는 한편으로 매케인을 조롱한다는 말입니다. Cheer와 jeer가 발음이 비슷한 것을 활용한 명문장이죠. 참고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은 공화당내 핵심 보수세력 으로부터 한때 왕따를 당한 전력이 있었기에.


★ Hillary is hilarious. 힐러리는 아주 즐거워!

어찌 보면 조금 유치한(?) 표현인가. 하지만 hilarious의 뜻을 몰랐던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머릿속에 그 뜻을 확실히 새길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영어학습과 그다지 관련이 없는 짜투리 내용 같지만, 실제 펀(pun)은 영어학습에 있어서 상당히 유용한 재료이다. 특히 헤드라인을 학습할 때 펀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것은 짧은 순간 독자들(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말장난을 잘 섞어서 헤드라인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pun (or paronomasia) is a phrase that deliberately exploits confusion between similar-sounding words for humorous or rhetorical effect. - [위키페디아]에 나온 pun의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