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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나열해 보자.


‘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나열해 보자. 아래 예문은 <타임> 2003년 12월 29일자 예문이다. 당시 이라크전 승리로 가상 섹시한 남성 1순위로도 거론되던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을 다룬 기사에 등장하는 지문이다.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난 뒤란 사실을 염두에 두고 해석을 해야 한다.


Donald Rumsfeld comes alive in battle, which made him a brilliant architect of the Iraq war. But is the sharp-elbowed fighter ready for the peace?


여기서 정관사(the)는 문장 해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Iraq war과 peace의 범위를 구체화시켜 주기 때문에. 관사가 어렵게 느껴질 때는 이와 같이 관사를 생략하고 해석을 시도해보면 관사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관사에 익숙지 않은 우리들 대다수는 해석상 아무런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하겠지만.


Donald Rumsfeld comes alive in battle, which made him a brilliant architect of _____ Iraq war. But is the sharp-elbowed fighter ready for _____peace?


사실 글쓴이도 그다지 별반 다른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하지만 정교한 해석을 시도하다 보면 분명 ‘정관사’의 유무가 해석에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에서 한번 살펴보자.


Iraq war이 하나의 고유명사가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굳이 정관사(the)를 붙일 이유가 있냐며 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1990년 아빠 부시 시절에도 미국은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고, 역사를 통틀어 ‘이라크 전쟁’이란 표현이 들어간 전쟁은 그 수가 얼마인지 모른다. 하지만 기사 속에서 일컫는 ‘이라크 전쟁’은 WMD(대량살상무기)를 빌미로 2003년 부시 행정부가 일으킨 바로 그 전쟁이다. 그러하기에 정관사 the를 붙여서 구체화시켜줄 필요가 있다. 구체화시킨다는 말은 범위를 좁힌다는 것과 동일하다.
 
 
뒤에 등장하는 peace역시 마찬가지다. peace라는 단어의 속성상 인류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기에 일반적으로 관사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하는 평화는 한반도의 평화도,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이웃집 선미 네의 평화도 아니다. 바로 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 이라크(더 나아가 중동의) 내의 평화를 의미한다. 그러하기에 the를 붙여서 그 대상을 구체화시키고 범위를 좁혀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