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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시제 이해의 출발점 - 과거형의 과거를 묻지 마세요.


1) 1분전 버스를 놓쳤다.

2) 1시간 전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했다.

3) 1993년 2월 어느 날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었다.

4) 한달 전 성령이에게 차였다.

5) 30초 전 수지가 나에게 이별을 고하고 커피숍을 떠났다. 자신의 커피는 홀라당 다 마시고서.

6) 10년 전 5수 끝에 대학에 입학했다.

7) 세시 간 전 복학과 재입학의 반복 속에 드디어 대학교를 졸업했다.


위 1) - 7)번 사건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이미 일어난 사건이란 점이다. 즉 '과거'이다. 그러나 과연 이 모두가 다 같은 과거로 단정지을 수 있을까. 여러분의 마음 속에 1)번 부터 7)번 까지 일어난 사건이 모두 동일한 여운과 거리로 다가온 다면 그것은 시제, 특히 '과거시제'이해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에서 살펴 보자.




세상에는 두 부류의 '과거'가 있다. 


'과거'로 부르며 단절을 시도하기엔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과거, 그리고 진짜 과거. 우리가 영어학습에서 시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두 부류의 과거를 모두 동일한 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들은 '과거'라는 표현 속에서 이 모두를 '진짜 과거'로 은연 중에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왜? 과거는 과거니까. 모두 '시간적으로' 이미 '지난' 일이니까.



말이 어렵다면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발렌타인 데이 저녁, 바로 10분 전에 사랑고백을 한 고은이의 모습은, 10년 전 같은 날 초콜렛을 건네주며 미소짓던 아영이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두 사람이 수줍은 얼굴르 초콜렛을 건네는 동작, 또는 내가 가나 초콜렛을 받은 그 사건은 그때나 지금이나 분명 이미 아! 옛날일 뿐이다. 모두 '과거(past)'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제의 관점'에서 들여다 보면 전자와 후자는 다르다. 바로 이 '다르다'는 느낌을 감지하는 것이, 바로 시제이해(특히 과거형과 완료형 이해)의 출발점이 된다. 이것은 마치 과거와 현재완료가 대비되는 그 느낌과 비슷한 것이다. 현재완료를 이해하는 핵심은 바로 '여운'과 '접점'이다. 과거시제도 바로 이 여운과 접점의 존재여부를 기준으로 다시 두개로 구분되는 것이다. 어설픈 과거와 진짜 과거. 10분 전 고은이가 내게 초콜렛을 건넬 때 그 순간은 하나의 과거이자 어설픈 과거이다. 아직 그 여운이 내 가슴 속에 너무나 생생하고도 짙게 베어 있기에 차마 칼로 무우자르듯 '지난 일'이라고 쉽게 규정짓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10년 전 아영이의 모습은 이젠 그야말로 지난 날의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 그때의 느낌도 사라진지 오래고, 아영이는 이미 결혼을 해서 9살 짜리 초등학생 아이가 있다. 나는 여전히 노총각으로 늙어가고 있을 뿐이지만. 이제 둘 사이는 아무도 아닌 것이요, 10년 전 초콜렛 하나 주고 받은 것을 가지고 그때 그 시절을 반추하기엔 민망할 지경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설픈 과거'에서 '진짜 과거'가 분리되는 시점, 해체되는 시점은 언제일까. 바로 위에서 언급한 현재와의 접점, 여운이 더 이상 닳고 닳아 없어져 버렸다는 느낌이 들 때, 바로 그때 내 눈 앞에 아른 거리는 어설픈 과거는 저 멀리 망각의 강을 건너 하나의 추억(때로는 악몽)으로 자리 잡고서 이젠 진짜 과거가 되는 것이다.



이제 아래에서 [현재완료]와 [과거]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서 완전히 개념을 잡아 보도록 하자. 갑자기 과거 얘기를 하다가 왜 현재완료가 튀어나올까. 여기서 설명하고자 하는 현재완료는 어떤 면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어설픈 과거'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한번 살펴보자. 아래 내용은 과거와 현재완료의 차이를 적은 다른 포스팅 내용에거 가져온 것이다.


시제의 관점에서 [현재완료]와 [과거]의 차이는 무엇일까? 문법에서 시제파트를 공부할 때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바로 ‘현재완료’와 ‘과거’의 차이점이다. 이전 챕터에서 언급한 O.J. 심슨 예를 가지고 와보자.


1) O.J. Simpson has entered the court room.

2) O.J. Simpson entered the court room.



이 두 문장의 뉘앙스를 구별할 수 있다면 적어도 현재완료와 과거시제는 개념을 잡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다는 것인지? 둘 다 O.J. 심슨이 법정 안으로 들어간 것을 표현한 것으로, 적어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진행형'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완료'라고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실상 과거인 것이다. 시제를 다룬 문법책을 뒤져 보면, 현재완료에 대해서, 경험, 결과, 등등으로 구분해서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설명을 가져와 봐도 심슨이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이것은 과거시제를 사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원어민 매체 속 많은 영문을 접하면서 느낀 두 시제간 뉘앙스 차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즉, [현재완료]는 [과거]와 [현재]가 최소한의 점점을 형성하면서(관련을 맺으며) 공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을 돌려 표현하면, 이미 일어난 일이지만, 그것이 현재까지 여운을 남기는 경우이다. 반면에 과거는, 이미 과거 어느 시점에 동작이 완료된 것이기에 현재와 그다지 겹치는 부분이 적다. 즉 심슨이 법정 안에 들어간 시점이 지금 현재와 어느 정도 시간적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어제, 또는 일주일 전에 일어난 일이라면 과거시제가 어울린다. 하지만 불과 몇 분전, 아니면 이제 막 일어난 일이라면 완료시제와 더 좋은 조합을 이룬다. 즉, 과거의 경우, 이미 일어난 사건이나 동작이 현재와의 연결고리가 해제가 될 때 비로소 ‘과거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헤드라인에서 사용되는 현재형 시제가 이를 잘 반영해 준다. 신문이나 방송 헤드라인의 경우 발생 시점이 얼마 경과하지 않은 경우엔 모두 현재형이 과거형을 대신한다. 100%라고 봐도 무방하다. 만약 헤드라인 속에서 과거형이 사용되었다면, 그것은 이미 어떤 사건이나 동작의 발생시점이 상당 기간 지났을 때, 더 이상 현재와 관련을 맺지 않을 때이다. 여운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현재와의 접점이 해체된 것이다. 


사실 헤드라인에서 과거형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뉴스나 방송에서 다루는 소식들은 본질적으로 '과거'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만약 헤드라인에서 과거형의 동사를 보았다면, 그것은 둘 중 하나이다. 반드시 과거형을 사용해야하는 특별한 경우이거나, 아니면 be 동사가 생략된 과거분사이거나. (모양새가 과거형과 구분이 되지 않아서 과거분사를 과거형으로 착각한 것이다. cut-cut-cut 같이.)



아래에서 좀더 헤드라인 속 '과거'에 대해 살펴 보자.


과거라고 다 같은 과거가 아니라는 사실을 가장 현실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이 바로 신문이나 방송의 '[헤드라인]'이라고 위에서 언급했다. 지금 인터넷에 접속해서 구글링을 해보자. 신문기사 제목(헤드라인)을 한번 쭉 훑어보자. 과연 그 헤드라인에 자리잡고 있는 수많은 '동사'들의 시제를 한번 살펴 보자. 과연 과거형으로 존재하는 것이 몇 개나 되겠는가. 장담하건데 십중팔구 현재형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논리적으로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신문이나 방송에서 다루는 수많은 기사는 기본적으로 이미 일어난 사건, 사고들이다. (물론 앞으로 일어날 일이나 행사를 다룬 기사도 있지만 여기서는 이미 지난 일들로 논의를 한정시키도록 하자.) 그러하기에 당연히 동사는 과거형이 와야 한다. 10분 전에 다리가 무너진 일, 10초 전에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자가 3차 인선을 발표한 일 등등, 이 모두는 '과거'라는 무리에 속하는 일이고, 우리는 그 누구도 이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왜 신문과 방송에서는 굳이 현재형을 사용해서 이 사실을 헤드라인에 실을까.


간단히 정리해 보자.


세상에는 두 부류의 과거가 있다고 했다. 어설픈 과거와 진짜 과거. 그리고 이 두 과거의 구분은 현재와의 접점, 여운이라고 했다. 그런 관점에서 '어설픈 과거'는 종종 '현재완료'로 대체되기도 한다. 현재와의 접점, 여운이 사실상 해체된 과고, 즉 진짜 과거가 될 때 비로소 '과거시제'를 사용해서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예문만 보고서 설명을 마치도록 하자.


The train for Ul-san has arrived.

The train for Ul-san just arrived.

The train for Ul-san arrived.


울상행 기차가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기차가 플랫폼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아직 바퀴가 굴러가고 있는 느낌이고, 철로 위에선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 여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것은 결코 내가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안 세 시간 전에 도착한 강원도행 기차를의 상태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과거라고 부르기엔 애매하다. 어설픈 과거인 것이다. 그러하기에 과거형 보다는 현재완료나 현재형을 사용해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래도 과거는 과거 아니냐, 그래서 만약 과거형을 꼭 사용해야 겠다면, 두번째 예문 처럼 arrived 앞에 just 란 부사를 첨가해 주게 된다. 만약 just 없이 arrived 동사만 사용하게 되면 이는 (비록 상대적이긴 하지만) 한시간 전에, 또는 한달 전에 도착한 바로 그 울산행 기차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말이 믿기 않는다면 지금 당장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을 방문해 보라.  막 도착한 기차(전동차)를 두고서 과거형을 사용하는 일은 없을 테니.


가을이 시작된 지 두달이 지나서 겨울의 길목에 서 있다면 절대 Fall has arrived. 로 표현할 수 없다.



+ SOURCE: www.dazzlejunc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