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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may, think - think 동사를 사용해서 분노를 전달하자.

Walter, I think you'd better take this. <다이하드 3>편에서 폭탄테러 대처에 여념이 없는 월터반장을 향해 사이먼(제레미 아이언스)의 전화를 빨리 받으라고 독촉하는 여직원의 말이다. 그냥 이 문장만 놓고 보면, 상당히 공손하고.. 예의가 한가득 들어가 있는 대사같은 느낌이 오지만, 실제 이 영화 속에서 이 여직원의 표정을 보면, 오히려 다소 신경질적인 모습도 보인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다.. 월터반장은 자신의 말을 듣지도 못한 채, 다른 일에 여념이 없으니.. 그녀 입장에서 속으로 ‘야, 이 xx아 빨리 전화 좀 받을래?!!“, ”Take the fucking this!"라고 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상관에게 차마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그녀의 분노를 고스란히(물론 감춘 채) 전달하면서도 상관인 반장에게 최대의 예의를 갖추어 한 말이 바로 I think you'd better take this.이다. 그리고 이 영화 중간 정도에 사이먼과 그 일당들이 은행에 침입해서 은행 직원들을 모두 죽이는, 부하(여자)가 칼을 들고서 죽은 사람을 향해 계속 칼을 찔러대자 이때 사이먼이 그 부하의 손을 잡으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I think he's dead, my dear.이라고 한마디 한다. 정황으로 미뤄볼 때, I think ~ 로 시작하는 고상한 말을 사용할 때가 아니다. “그만해! 이미 죽었단 말이야!”하면서 소리칠 만한 상황인데도, 오히려 반대로 차분하고 나지막이 I think he's dead, my dear. 이라고 말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위에서 화난 여부하직원이 월터 반장에게 표현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 이와 같이, 영어에서 I think를 이용해 긴박함을 완곡하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 영어학습에서.. 이러한 패턴은 상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토론을 할 때 상대의 주장이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거나 이견이 있을 때, 우리의 경우, You're wrong. 이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이렇게 바로 감정을 드러내면 상대방을 자극할 수도 잇다. 이 경우엔, I think를 앞에 추가해서 I think you're wrong. 으로 말하면 다소 누그러뜨릴 수가 있다. 여기에 may를 사용해서 한 가지 더 안전장치를 쳐서 I may think you're wrong. 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wrong 대신 I think you're not right. 와 같이 한 번 더 돌려서 말하면 보다 효과적이다. 그리고 데이트 신청을 할 때.. 좀 머쓱할 때가 있다. 이 경우, 그냥 그대로 전달하는 것 보다 I think를 앞에 붙여서 조금 누그러뜨려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프린세스 다이어리>를 보면, 미아의 남자친구가 해변축제에 함께 가자고 데이트 신청을 할 때, I think it'd be cool if we went together. 라고 말한다. 그냥 It'd be cool if we went together. 이지만 문두에 I think와 함께 시작함으로써.. 더 멋진 문장이 만들어져  있다. 참고로 이 문장은 가정법이다. 가정법은 어떤 법이나 공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이의 심리를 반영하는 표현의 한 형태이다. 스스로 남자친구의 입장이 되어보자. 좋아하는 상대방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조심스러운 일이다. 거절당할까 두렵기도 하고, 망신을 당할까 머뭇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말은 해야 하는 바. 이 경우, 조심스러운 자신의 감정을 담다보니.. if we went together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만약, 둘 사이가 아주 친한 사이, 즉 사귄지 몇 년 정도는 거뜬히 지난 편안한 사이라면.. 아마도 if we can go together, 또는 if we go together이라고 말하다. 덧붙여, 문두에 I think 역시 생략할 수도 있다. 단순화시켜서, “해변축제에 놀러가자.”란 투박한 한마디가 될 수도 있다. 얘기를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을 해보면, 영어의 경우, I think~ 로 시작되는 문장의 경우, 부정을 할 때는 I think를 부정해서 I don't think로 부정문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네가 틀렸다고 생각해.. 우리말로 옮기면 자연스럽게 I think you're wrong. 이지만 영어의 경우, I don't think you're right. 로 잘 표현한다. 가만히 살펴보면 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예문의 경우, you're wrong이란 직설적인 표현이 들어감으로써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릴 여지가 있는 반면, 두 번째 문장의 경우엔, you're right라고 한 뒤, 앞에 I think를 부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니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라는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말 역시 마찬가지 아닌지. "넌 틀렸어." 보다 "네가 옳다고는 생각지 않아."가.. 보다 완곡한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