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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어휘|표현

slot - <9시 뉴스> 빈자리를 영어로?







!!! 헤드라인의 재구성 헤드라인 독해를 통해 단순히 독해능력 향상, 문법학습만 가능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문화 간접적 체험, 살아 있는 어휘학습이 가능하다.


NBC Wants Leno Back in Old Slot


위 헤드라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중문화, 그리고 원어민들이 잘 사용하는 어휘, 이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 영어 공부 좀 한 사람들이라도 이 간단한 문장의 해석이 쉽지 않다. 헤드라인 속 Leno는 바로 전 <투나잇 쇼, The Tonight Show, 11시 35분> 진행자인 제이 르노(Jay Leno)를 가리킨다. 참고로 제이 르노는 지난 2009년 1월 자신이 오랫동안 진행해오던 NBC의 간파 <투나잇 쇼>를 후임자 코난 오브라이언에게 물려준 뒤 다른 시간대로 옮겨 자신의 이름을 건 또 다른 심야토크쇼(The Jay Leno Show,  10시 30분)를 맡아서 진행해왔지만 시청률이 시원찮은 모양이다. 동병상련일까, 코난이 맡은 <투나잇 쇼>의 시청률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설상가상, 2010년 동계 올림픽이 겹치면서, NBC 수뇌부는 <제이 르노 쇼>를 다시 밤 11시 30분으로 원상 복귀시키려는 내용의 기사 제목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르노를 다시 11시 35분으로 되돌리면 코난이 진행하는 <투나잇 쇼>의 시간대 역시 자리이동이 불가피한데 이것을 진행자인 코난이 달가워할 리가 없다. 코난 오브라이언 역시 미국 전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토크쇼 진행자 아니던가. 이번 일로 코난이 자신의 정든 일터인 NBC를 떠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 헤드라인 속 old slot 은 예전 자리, 즉 제이 르노가 <투나잇 쇼>를 진행하던 그 시간대인 저녁 11시 30분을 의미한다.



slot은 보통 ‘빈자리, 빈 공간’을 의미하는데, 컴퓨터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래픽, 사운드카드를 비롯한 각종 장치를 꽂는 공간을 ‘슬롯’이라고 한다. 바로 “slot”에 해당한다. 그런데 보통 방송에서 “slot”이라고 하면 빈자리를 의미한다. SBUS의 간판 나가영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8시와 9시 사이>자리를 떠날 경우, 그 빈자리를 다른 후임자로 채워야 한다. 이때 ‘공석’이 된 자리를 slot을 사용해서 표현한다. old slot을 좀 더 쉽게 옮겨 보면 ‘이전 시간대’ 정도가 된다. 조금 더 나아가 <아카데미 시상식>의 광고계약이 부진해서 여전히 광고자리가 남아있다고 할 때, 이 경우에도 slot을 사용한다. 이와 같이 헤드라인 속에는 원어민이 아니면 절대 떠올리기 힘든 어휘들이 많이 녹아 있다. 예문 하나를 더 보면서 마무리 짓도록 하자.



a) Would DNA testing make a difference in the Hank Skinner case?

b) Volunteers can make a big difference to kids.



우선 위 두 개의 예문을 해석해보자. 밑줄 친 부분을 ‘차이를 만들다’로 해석하는 순간 좀 더 원어민 매체와 친해질 필요가 있다. make a difference는 뉴스나 방송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낯설기 그지없다. 물론 make, difference 두 개의 단어는 정겹지만, 문제는 이 두 개의 단어가 만들어내는 조합(make a difference)이 좀처럼 감이 오지 않는다. 뭐가 그리 어렵냐? '차이를 만들다'란 의미 아닌가? 맞다. 그렇게 해석해도 틀렸다고 말은 못한다. 하지만 이 두 개의 단어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의미는, 단지 ‘차이를 만들다’에 머물지 않고 ‘영향을 미치다’란 새로운 의미로 탈바꿈할 때가 부지기수다. a)번의 경우엔, DNA 테스트(결과)가 ‘행크 스키너 재판’에 영향을 줄 것인가? 로 해석을 해야 한다. b)번 역시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의 삶)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로 풀이해야 한다. influence가 아닌 make a difference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익혀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