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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치매 노인 10명 중 4명은 혼자 산다"

"국내 치매 노인 10명 중 4명은 혼자 산다"


치매 단계에 따른 주부양자의 나이를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40~50대에 주부양자가 집중돼 있는 모습이다.

서울성모병원, 전국 병원 치매환자 2천400여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국내 치매 노인 10명 중 4명은 보호자 없이 혼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서는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중증 단계의 치매 노인조차 36%가 독거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팀은 2005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전국 병원에서 진료받은 치매 환자 2천388명(평균나이 74.5세, 남 789명, 여 1천599명)을 분석한 결과 41.4%(988명)가 부양자 없이 혼자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9일 밝혔다.

이는 통계청이 2009년을 기준으로 집계한 65세 이상 독거노인 비율 20.1%보다도 20% 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치매환자를 중증도(CDR)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눠보면 치매 상태가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볼 수 있는 CDR점수 '0.5점 그룹'(973명)에서는 42.9%(417명), 이보다 치매가 심한 'CDR 1점 그룹'(1천56명)은 41.9%(442명)가 각각 독거 상태였다. 중증 치매 상태로 볼 수 있는 'CDR 2점 그룹'(359명)에서도 혼자 사는 비율이 35.9%(129명)에 달했다.

CDR 점수가 2점에 해당되는 치매 노인은 심한 기억력 저하, 시간과 장소에 대한 지남력 저하, 대체적인 사회적 판단력 손상, 집 밖에서의 독립적인 활동 불가 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한마디로 보호자 없이는 활동이 불가능한 단계인 셈이다.

양동원 교수는 "CDR 점수 2점 단계에서는 간단한 집안일만 가능하다"면서 "옷 입기나 위생은 물론이고 개인 소지품을 챙기는 데에도 도움이 필요한 중증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들 상당수가 주부양자는 없더라도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돌봄과 생활의 도움을 받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전체 치매 환자 중 58.6%인 1천400명이 보호자와 함께 살았고, 주부양자의 평균 나이는 53.5세였다. 실질적인 경제생활인구에 속하는 50대 안팎의 사람들이 치매 환자에 대한 부양부담을 지고 있는 요즘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부양자를 보면 아들 내외가 38.9%로 가장 많았는데, 주로 돌보는 사람은 며느리였다. 다음으로는 배우자 28.9%, 딸 내외 28.2%로 집계됐다.

(자료사진)

주부양자는 치매 초기에 아들 부부(37.6%)가 딸 부부(26%)를 크게 앞섰지만, 증상이 악화된 'CDR 2그룹'에서는 아들 부부(40.1%)와 딸 부부(31.8%) 간 차이가 다소 좁혀진 게 특징이었다.

연구팀은 중증 치매 환자의 독거율이 높은 만큼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마련하고, 실질적인 주부양자들의 부양 부담과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혼자 사는 치매 환자는 약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는 데다, 식사를 제대로 해먹지 않아 영양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동반된다"면서 "이번 조사에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가 주 대상이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의료 혜택에 취약한 사회 계층이 상대적으로 적게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결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해 대한치매학회지에 게재됐다. 

bio@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 기사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