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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미드로 익히는 콜로케이션 학습




Have a nice weekend! “콜로케이션(collocation)"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예문이 바로 Have a nice weekend. 이다. ”주말 잘 보내세요.“, ”멋진 주말 보내세요.“라고 말할 때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전형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친구 중에 늘 ‘주말 즐겁게 보내’라는 표현을 아래와 같이 구사하는 녀석이 있었다.

 

Make a good weekend!

 

 

누가 봐도 우리말에 딱 들어맞는 그럴듯한 표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원어민들은 이 말을 생각만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아래 표현을 선호한다.

 

Have a nice/good/great weekend.

 

즉 make 는 have 로, good 은 nice 로 바뀐 형태의 문장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왜 그러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그다지 없다. 여기엔 별다른 이유가 없다. good, nice 우리말 의미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뒤에 weekend 라는 명사가 올 때는 nice weekend 의 조합이 더 자연스럽다는 말이며, 동사 역시 make 보다 have 가 잘 쓰인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Have a nice weekend. 가 전체적으로 또 다른 하나의 조합을 이루게 된다. 물론 Make a good weekend. 를 사용해도 화자가 의도하는 기본 의미는 전달할 수 있으며, 청자 또한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한다. 하지만 영어학습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특정 단어와 잘 결합하는 동사나 형용사는 따로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을 ‘콜로케이션(collocation)'의 영역으로 분류해 놓는다. 



그런데 콜로케이션에 관한 이론적 설명을 시도한 관련서적을 뒤적여 보면, 위와 같은 설명, 예문 보다는 ’관용구‘ 형태로 예문들을 주르륵~ 나열해 놓고 암기를 요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콜로케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는, Have a nice weekend. 와 같은 예문이 더 효과적이다. 아래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지만, 마치 ’진한 커피‘를 의미하는 표현 중에서 ’진한‘에 해당하는 형용사 자리에 strong 이 오는 것처럼 말이다. ”여행 잘 다녀와.“ 역시 마찬가지. Make a good trip, Make a nice trip 이 아니라, Have a nice trip. 이 전형적으로 입에 오르내린다.


실제 구글검색(googling)을 해보면.. 두 표현이 차지하는 페이지수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점을 맞추다‘라는 기본문장에서 조금 문장구조가 복잡해진, 즉 ’어떤 문제에 대해 집중적(중점적)으로 초점을 맞추다‘라는 표현을 한번 만들어 보자. 여기서는 어떤 형용사를 가지고서 ’집중적으로‘라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집중적으로..라고 하니까 intensively 정도의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지 몰라도, 이 경우엔 유독 heavily를 사용한다. 즉, heavily focus on the issue 와 같이 사용된다는 말.


The vice presidential candidate also will focus heavily on his personal biography.


참고) 모두 2009년 1월 검색 결과. 단, 특정 노래/영화 제목 등으로 사용되었을 경우엔 검색시 더 많이 발견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have a nice weekend (구글검색시, 약 1,580,000 페이지 발견)

have a good weekend (구글검색시, 약 2,360,000 페이지)

make a nice weekend (구글검색시, 약 533 페이지)

make a good weekend (구글검색시, 약 8,720 페이지)


<섹스 &시티: 시즌 6 - 에피소드 16>편을 보면, 캐리와 한 남자가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있다. 커피 맛을 본 캐리가 “와우~ 커피 진하네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캐리의 입 밖으로 나오는 단어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진하다’에 해당하는 영어단어가 보이지 않고 strong이 등장한다.

 

That is some strong coffee.

 

즉 strong coffee 가 진한 커피를 의미하고 있다. 물론 진한 커피, 즉 strong coffee 의 경우엔 비교적 잘 알려진 표현이라 별 거부반응 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진한 커피’라는 의미인데, 원어민들은 왜 하필 strong을 사용할까? thick, dense 와 같이 우리 사고에 적합하고 친숙한 단어들이 아니라. 이 문장은 콜로케이션(collocation)을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가장 좋은 예문 중 하나이다. 아래에서 좀 더 다뤄보도록 하자. 진도 계속 나간다. 영차영차. ‘나는 진한 커피가 좋다’라고 표현할 때, 다음과 같이 말한다.


I like strong coffee.


“왜 그러한가요?”라고 물어볼 필요는 없다. 그냥 strong과 coffee가 자연스럽게 결합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아래와 같은 예문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올바른 사용법은 아니다.


I like dense coffee.

I like thick coffee.


  

“아주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다.”라고 말할 때, ‘아주 확실한(명확한)’에 해당하는 형용사 역시 strong 이 사용된다. 즉 strong evidence 와 같이 표현되는 것이다 clear evidence 와 같은 익숙한 표현도 있지만, 실제 <Law &Order>, <CSI>와 같은 형사물 ‘미드’를 보면 strong evidence 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형용사 strong 이 evidence 와도 결합하는 것 역시 재밌지 않은가. 예를 한 가지 더 들어 볼까나. ‘그는 담배를 많이 피운다.’, 즉 '그는 골초이다'라고 할 때는, 무엇과 같이 말할까. 잘 알려진 chain smoker 은 일단 제외한다. 어떤 형용사를 사용해서 ‘골초’라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습관적인(상습적인)이란 형용사를 떠올리며, He is a habitual smoker. 라는 문장을 만든 분도 있을 것이다. 일단 아래 문장을 보자.

 

 

He is a heavy smoker.


대체 담배를 많이 피우는 것이 왜 heavy 라는 형용사와 연결되는 것인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heavy 와 smoker 조합이 자연스럽다. 아래와 같은 문장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He is a strong smoker.


그럼 ‘땀을 많이 흘리다’는 어떤 단어를 사용해서 표현 할까? ‘땀을 흘리다’는 sweat 동사로 나타낼 수. 여기서 핵심은 ‘많이’이다. much 란 부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좀 더 그럴듯한 단어를 사용해서 의미를 전달해 보자.

 

He sweats _____. (그는 땀을 많이 흘려)


위에서 빈칸에 어떤 부사가 오면 좋을까? 이런 저런 단어들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겠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바로 heavily 이다.. 왜 heavily 인지 그 이유는 없다. 그냥 sweat 동사는 heavily와 잘 결합하기 때문에. 물론 사전을 가져와서 사전 속 heavily의 정의 중 하나가 “(땀 등을) 심하게 흘리는”의 설명이 있으니까 그렇게 사용하는 게 아니냐고 태클을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완벽한 설명이 되지는 못한다. heavily 는 되고 왜 heavily 와 유사한 의미를 지난 다른 단어들은 잘 결합하지 않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다, 크게 숨쉬다’라고 할 때도, breath heavily로 표현 가능하다.


위와 같이, 영어학습에서 해당 단어와 잘 결합하는 전치사, 형용사 등과 함께 외우면서 어휘나 표현을 공부한다면, 영작을 할 때, 흥미를 가지고 보다 수월하게 글을 써내려 갈 수가 있다. 아울러 어휘력 증진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위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이러한 것을 조금 정형화시켜서 설명을 하자면 ‘콜로케이션’이라고 하는데, 간혹 영어학습서를 들여다보면 콜로케이션에 대해 너무 형식적으로만 깊이 설명이 첨부된 것을 보게 된다. 그러하기에 정작 위의 보기와 같은 유용한 예문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do drugs, do harm 와 같이 do 동사와 결합을 형성하는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처럼, 특정 동사와 결합하는 명사, 부사 등의 조합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설명해 놓은 책들이 많다. 물론 이런 동사구를 콜로케이션의 관점에서 공부하면 분명 어휘력 확장에 도움이 된다. ‘세탁을 하다’의 경우, laundry는 do 동사와 결합해서 do a laundry를 사용하지, make, have 동사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당연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경우엔 우리들이 보통 어휘책에서 자주 접하는 외우는 숙어, 관용구문의 이미지가 더 강하기에, 그다지 콜로케이션에 대한 근본적인 느낌을 가지기 어렵다. 오히려 콜로케이션의 본질, 그 존재의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예문은 위에서 언급한 strong coffee, strong evidence, sweat heavily 등과 같은 구문들이다.


A divorce signed by both parties is strong evidence something is off.
 ------- <아웃브레이크>

 

We have very strong evidence to believe that he's the man who may have killed Teddy. ----- <고스트 앤 크라임 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