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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야기/열린 영문법

<도전! 슈퍼모델>을 보면서 동사구를익히자!



남성들로 하여금 슈퍼모델에 대한 환상에서 팍팍! 깨어나도록 만드는 동시에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무한히 동경하게 만드는 미국 FOX 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America‘s Next Top Model, 도전! 슈퍼모델> 10 시즌의 한 에피소드를 보면, 모델 지망생들이 뉴욕의 한 공간에 모여 합숙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타이라가 그들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면, 이 메시지는 방 안에 있는 전광판에 나타납니다. 그러면 다들 “타이라 메일이야!” 라면서 전광판 앞으로 우르르 달려가지요. 그리고 수신되는 메일 내용을 다들 힘차게 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갑니다.



It's critical for a new face to make a great first impression.(모델 지망생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강한 첫인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수신됩니다. ‘뭐 별 거 아니네.’하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지만, 사실 타이라가 보낸 메시지에는 중요한 문법 사항이 숨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타이라의 메시지 속에 숨겨진, 이른바 ‘거리의 영어학’을 살펴보도록 하지요.


우선 make a great first impression에 초점을 맞춰봅시다. 특히 make와 impression의 거리를 눈여겨보세요. great, first만 제외하면 make an impression이 남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입니다. 영어참고서에서 숙어로 가끔씩 나오는 내용이니까요. 대개 ‘인상을 주다, 만들다’ 정도로 외우고 그냥 지나가지요. 그렇지만 과연 그걸로 충분할까요?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왜 굳이 decide 동사를 다시 명사로 만들어서 make a decision처럼 말을 길게 늘이는지 많이 궁금해 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영어에서 사용되는 동사는 대부분 그 동사를 이용한 동사구로 전환이 가능하더군요. contribute 같은 동사는 make a contribution으로, role이 play a role로 바뀌는 것 처럼요.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할까요? 답은 영어문장을 많이 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아직 많이 안 접해봐서 모르시겠다고요? make a decision 을 가지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make와 decision 사이의 거리를 마음대로 늘릴 수가 있습니다.


I made my first quick important decision on the issue.



여기서 first quick important라는 수식어를 made와 decision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만약 made a decision이라는 표현을 모르고 그냥 decide만 알고 있었다면 위와 같은 부드러운 표현은 만들어내기 힘들겠지요. decide를 사용한다고 가정하고 I decided ~ 뒤에 단어들을 한번 늘어놓아 위 문장과 동일한 뜻의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타이라가 한 말을 가지고, make a great first impression을 조금 길게 만들어봅시다. make your own great first impression도 가능하겠지요?


make와 impression 사이의 거리를 늘리지 못하고, 그냥 책에 설명되어 있는 내용, 즉 make an impression을 ‘인상을 주다’, make a first impression을 ‘첫인상을 남기다’처럼 그대로만 외우고 있다면 응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가볼까요?

 


He made a successful debut yesterday.


He made one of the most successful debuts in film history yesterday.



만약 debut 동사만 알고 있다면, he debuted 라는 문장 구조로 위와 동일한 의미의 문장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다른 예문을 살펴볼까요?


He will take one of the biggest risks of being involved in the business.

 


take a risk 는 다들 친숙한 관용구지만 take 와 risk of 사이에 다른 단어나 구문이  들어가는 데는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문법책, 토익책을 넘겨보면 take a risk of에 대해 대개 ‘위험을 무릅쓰다’ 정도의 틀에 박힌 설명만 하고 있고 우리도 그렇게만 외우기 때문입니다. 만약 take a risk of 대신 risk 동사를 사용할 경우, 위 예문과 동일한 의미를 전달하는 문장을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take a risk of 라는 기본표현을 익힌 뒤, 그 속에 one of the biggest 같은 부분을 자유자재로 삽입할 수 있어야 예문과 같은 부드러운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동사구를 사용하면 수동태를 만들 때도 아주 자연스럽게 문장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연습은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많이 연습하던 것이라 아마 많이 낯이 익을 겁니다. 이러한 ‘동사구’에 익숙하면 굳이 명사 다음에 어떤 동사를 사용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지요.


A huge contribution was made by them.

 

위 문장에서는 contribute와 동일한 의미인 make a contribution을 사용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contribute동사만 알고 make a contribution과 같은 동사구를 잘 모른다면 수동태를 만들 때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contribution과 잘 결합하는 동사를 찾는 데 애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관계대명사절을 사용할 때 한층 직관적으로 문장을 만들게 해줍니다. 이 부분은 위에 언급된 둘째 항목의 '수동태 관련 설명'과 관련이 있습니다.

 

The role which was played by Kevin Space was fantastic.

 

위 문장에서 role 이 play 과 결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관계대명사 문장을 만들기가 그만큼 쉽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play an role 형태로 외울 필요가 있죠. 물론 play a role 은 친숙한 구문이라  쉽게 느껴지겠지만, 아래 문장 속 make a debut 같은 표현은 debut 가 make 와 결합한다는 사실을 모르면 당황해하거나 다른 동사를 언급할 수도 있습니다.


It was an impressive debut which was made by Julia Roberts.

 

 실제 원어민 방송을 보면, take a look at ~ 이란 표현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본표현을 이용해서 take a close look at ~ 과 같이 응용해서 말을 하는 것이 빈번합니다. 단지 관용구, 동사구로만 외울 것이 아니라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표현을 만들어 보면 영어에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럼 이제 숙제를 해봅시다.


여러분들이 타이라 뱅크스가 되어 봅시다. <도전! 슈퍼모델>속 모델을 꿈꾸는 소녀들에게 좋은 충고를 주고 싶습니다. 그 메시지 내용은 아래 형태(It is ~ for you to make ~)로 전달될 겁니다. 아래에 보이는 각각의 표현 중간(공란)에 최소한 두 개 이상의 수식어(형용사)를 넣어서 문장을 최대한 길게 만들어 보세요. 명심하세요!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세계적인 슈퍼모델 타이라 뱅크스입니다! 이 숙제의 채점기준은 표현을 최대한 길게 만들되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길이는 길지만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겠지요.


It is critical for you to make (a)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debut.

It is very important for you make(a) _________________________ improvement.

It is critical for you to make (a) __________________________ contribution to society.

 


여기에 실린 내용은 직접 CNN이나 리얼리티쇼와 같은 원어민 매체를 무수히 접하는 가운데 터득한 동사구의 유용성을 한번 정리해 본 것이다. 다른 영어책에서도 다루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글을 직접 작성한 시점인 2000년대 중후반에는 이러한 내용을 다룬 책을 한권도 보지 못했다. (뭐 그다지 독서를 많이 한 것도 아니지만) 동사구를 잘 활용하면 영어라는 언어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