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용한 정보

이승화 스토리




참 관심가는 선순데.. 안타가 없다. 좌타자란 메리트, 탑클래스급 수비, 빠른 발.. 하지만 현실은.. 올해도 대주자, 대수비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



2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전준우의 대주자로 나선 롯데 이승화가 김주찬의 적시타때 홈에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부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1.08.25

롯데 양승호 감독은 팀의 백업 외야수 이승화에 대해 "외야수비만 놓고 보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타 하나만 터져주면 잘 풀릴텐데"라고 덧붙였다. 아끼는 제자의 부진에 마음이 아픈 것이었다. 올시즌 27일 기준으로 60타수 7안타 타율 1할1푼7리에 그치고 있는 이승화. 힘든 시즌을 치르고 있는 본인은 어떤 마음일까.

▶"야구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간이었죠."

이승화는 말한다. "이렇게 후회해봤자 소용은 없겠지만 정말 안타 1개만 일찍 나왔더라면 올시즌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만년 유망주에 그치던 이승화는 올시즌을 앞두고 큰 기회를 잡았다. 양승호 감독이 새롭게 롯데에 부임하며 이승화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이승화가 중견수로 역할을 해줘야 내 야구가 완성될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이승화도 죽을 힘을 다해 시즌을 준비했다. 호주교육리그에서 실전경험을 쌓았고 곧바로 합류한 사이판 전지훈련에서부터 쉼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타격에서 조금만 분발해준다면 올시즌 테이블세터 한자리의 주인의 그의 몫인 것이었다.

하지만 개막 후 안타가 터지지 않았다. 결국 시즌 첫 안타는 2군에 한 차례 다녀온 후인 지난 5월29일 광주 KIA전에서 나왔다. 무려 32타석 27타수 만에 나온 안타. 하지만 그 사이 팀의 주전 중견수 자리는 후배 전준우가 차지해버린 후였다.

이승화는 그 때를 돌이키며 "야구선수는 아무리 잘해도 매시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그 아쉬움이 크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이라며 "출루를 신경썼어야 했다. 하지만 무언가 보여주기 위해, 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며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시즌 초반 안타 1개만 일찍 나왔어도 그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야구를 하면서 힘든 시간들이 수도 없이 자신의 곁을 스쳐갔지만 올해 4월만큼 힘든 시간은 없었다고 했다. 자신에게 믿음을 보내준 감독, 그리고 팬들, 마지막으로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40살까지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승화는 올시즌 두 차례 2군에 다녀왔다. 그 사이 롯데 외야는 김주찬-전준우-손아섭이라는 확실한 3인 체제로 자리잡혔다. 실질적으로 그의 자리는 없는 셈. 하지만 이승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는 "일단 마음은 조금 편해진 면이 있어요. 이제는 저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대수비로 나가든, 대주자로 나가든 팀 승리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백업 역할에 만족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이승화는 "올시즌이 끝나면 또 한 번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며 "주전 선수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그들보다 무조건 한발짝 더 뛰는 것이다. 내가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승화가 주전으로 사직구장 그라운드에 서야하는 이유, 어머니이다. 이승화는 "어머니께서 요즘에도 저를 위해 부산에 한 절을 찾아 천일기도를 하고 계시다"며 "내가 어릴 때부터 뒷바라지 하시느라 너무 고생이 많으셨다. 결혼하기 전까지 꼭 어머니를 위한 집을 장만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동안이지만 올해 한국나이로 벌써 서른이 된 이승화. 야구인생의 제 2막을 열어야 할 때다. 그에게 야구선수로서 목표를 물었다. 이승화는 차분히 답했다. "내가 당장 주전을 차지하겠다. 타율 얼마를 치겠다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확실히 내 마음 속에 새긴 목표는 있다.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운동해서 마흔살까지 건강하게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 나의 야구인생, 앞으로 10년이나 남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